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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푸틴 신년사 “모든 게 잘될 것”…우크라 전쟁 말하지 않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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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군사작전’ ‘경제난’ 언급 안 한 신년사

푸틴 낙관 뒤엔 불확실한 전황과 경기침체 우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했는데, 러시아가 대내외적으로 처한 현실을 언급하지 않으며 낙관적인 미래를 말했다. 해마다 언급하던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번 신년사에선 빠졌다.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새벽 0시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러시아가 모든 도전을 극복하고 전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3년째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나 전망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칭할 때 쓰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용어도 쓰지 않았다.

세계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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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국가의 ‘전사들과 지휘관들’을 기리면서 ‘영웅’이라고 칭하고 2025년을 ‘조국 수호자의 해’로 선언했지만, 러시아가 누구와 왜 싸우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짧은 연설에서 국민의 주요 관심사인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어려움이나 러시아가 관련된 안보 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만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이 연설은 푸틴 대통령이 1999년 집권해 러시아에 대한 통치를 공고히 했고 25주년을 맞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지만, 국가 비전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암시는 원론적인 말 외에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모호한 연설은 그의 전시 지도력의 가장 큰 모순, 즉 일상의 정상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 갈등 (대처를 위해) 사회를 동원하고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낙관주의와 안정에 대한 메시지는 러시아가 올해 직면한 불확실한 전망과 최근에 겪은 일련의 좌절과는 대비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점진적으로 영토를 확보하고 있지만 전황을 확실히 바꿀 수 있는 돌파구 마련에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는 반년 넘게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를 점령 중이다. 더구나 러시아의 전쟁터에서 이루는 진전은 엄청난 병력 손실을 바탕으로 이룬 것인데 신병 확보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갑작스러운 몰락으로 중동에서 가장 큰 동맹을 잃었고, 막대한 전략적 가치가 있던 시리아 내 군사기지도 잃게 생겼다. 또 지난주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해 러시아군의 오인 격추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구소련 국가들과의 관계도 삐걱거리게 됐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고 책임을 지고 피해자 보상,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의 낙관과 괴리가 가장 큰 것은 경제 문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과된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기록적인 공공지출과 석유 수출로 경제 붕괴를 면하고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에는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극심한 노동력 부족 등으로 성장 둔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작년 3.5∼4%에서 올해 0.5∼1%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물가 상승률은 10%로 추정된다.

경제 분석가 알렉산더 콜리얀드르와 알렉산드리아 프로코펜코는 지난주 러시아 언론 더벨 기고문에서 “러시아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경기침체와 경제적 퇴보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 추세는 2025년에 전투가 끝나더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이런 예측을 일축하며 “우리가 함께하면 모든 것이 이뤄질 것”이라며 단결을 촉구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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