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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흙 속 '기둥 19개' 촘촘히‥'콘크리트' 상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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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참사의 한 원인으로 로컬라이저 설비가 지목됐는데요.

언뜻 보기엔 흙더미처럼 보이지만 MBC 취재 결과, 이 콘크리트 구조물은 19개 기둥이 넓게 펼쳐진 채 촘촘히 박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기보다 훨씬 단단했던 셈인데, 지난해 개량공사 과정에선 콘크리트 상판을 추가로 얹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사고기가 부딪친 건 대략 2미터 높이의 둔덕입니다.

둔덕 위에 설치한 작은 막대 모양 장비가 항공기 착륙을 돕는, 로컬라이저입니다.

결국 이 둔덕은 로컬라이저를 잘 고정시키려고 만든 받침대인 셈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단순한 흙더미 같지만, 이 둔덕 안에는 콘크리트 기둥 19개가 박혀 있습니다.

기둥 하나의 폭은 30센티미터, 높이는 1.65미터입니다.

활주로 정면에서 보면 기둥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옆에서 보면 그 가로 폭이 2.3미터에 달합니다.

널찍한 판자 모양으로 콘크리트 벽을 촘촘히 세워둔 겁니다.

이 19개 콘크리트 기둥은 지난 2007년 무안공항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 구조물을 처음 만들었을 당시엔 기둥 높이가 1.9미터로 지금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둔덕의 윗부분으로 콘크리트 기둥이 일부 노출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이 구조물 개량공사가 이뤄집니다.

내구연한이 지나면서 19개 기둥을 각각 25센티미터씩 잘라낸 뒤 그 위에는 콘크리트 상판을 얹었습니다.

새로 생긴 이 콘크리트 상판은 가로 42미터, 세로 4.2미터, 두께는 30센티미터였습니다.

게다가 이 네모난 상판의 둘레에는 에워싸듯 콘크리트를 더 갖다 붙였습니다.

[주종완/국토부 항공정책실장]
"(로컬라이저) 안전성 이런 것들, 그런 이유 때문에 그렇게 (상판을) 보강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로컬라이저는 확실히 고정됐지만, 콘크리트 둔덕은 장벽처럼 단단해졌습니다.

국토부 지침을 보면, 로컬라이저를 세울 지지대로는 '연약한 지반'을 선택하고, 지표면과 같은 높이로 하라고 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경사가 있는 활주로에 지반 높이를 맞추려다 보니 둔덕을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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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seul@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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