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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밥은 먹었니?”…한강 뛰어들려던 고교생 구한 시민의 첫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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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학교생활 부적응을 비관해 한강에 뛰어내리려던 고등학생을 구조한 김선유(왼쪽)씨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사진 서울성동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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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부적응을 비관해 한강에 투신하려 한 고등학생을 구조한 시민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2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고교 1학년 A군을 구조한 김선유(41)씨에게 지난달 31일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성동구 옥수역 인근 동호대교를 지나던 중 대교 난간에 걸터앉아 한강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던 A군을 양손으로 붙잡아 구조했다.

김씨는 차를 몰고 서울 충무로 사무실에서 경기 김포시에 있는 공장으로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동호대교를 지나다가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A군을 발견했다. 김씨는 급히 차를 세워놓고 A군에게 다가가 난간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김씨는 “밥은 먹었니?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니”라고 말을 건넸으나 A군은 “그냥 구경 중이었다”며 “밥도 먹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가 A군에게 사는 곳을 물으며 “집 근처 분식집이 맛집인데 가봤느냐”는 등 대화를 시도하자 A군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계됐다. A군은 관할 파출소에서 성동구 정신보건센터의 상담을 받고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A군은 전학한 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다가 정신과 입원을 앞두고 동호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군이 혼자 어려움을 감당하기보다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꼭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평소 자살 사건을 접할 때마다 매우 안타까웠는데 누군가 옆에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걸며 관심을 보여준다면 그런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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