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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참사 뒤 눈물의 첫 발인…"태국여성 유골 절반은 고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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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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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발생 닷새 만인 2일 오전 179명 희생자 중 첫 발인이 이뤄졌다. 이날 장례 절차를 마친 희생자는 모두 4명이다.

이날 오전 6시 30분 광주 서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A씨(67)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희생자 중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수습된 A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장례를 치렀다. 발인식엔 A씨의 가족들과 지인 30여 명이 모여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A씨의 조카가 영정사진을 들고 걸어 나오자 일부는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

한 남성은 울먹이는 표정으로 A씨를 향해 두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 남성은 “A 안수집사님 더는 이 세상에서 볼 순 없지만 머지않아 하늘에서 다시 만나길 바라며 기도 드린다”고 했다.

A씨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공모(65)씨는 친구를 배웅하러 320㎞ 떨어진 경기 성남시에서 왔다. 공씨는 “불과 며칠 전 둘째 손주가 태어나는 경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갈 줄 몰랐다”며 “광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친구라 코로나가 끝나고 한창 일이 잘되던 차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신년에 동창들끼리 만나기로 약속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이번 여행에 고객 3~4개 팀을 인솔한 뒤 광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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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B씨(45)의 운구 행렬은 오후 1시40분 광주 광산구 장례식장에서 출발했다. 발인식에 참석한 타니 쌩랏(Tanee Sangrat) 주한태국대사는 “화장(火葬)한 재는 반은 한국에, 반은 태국에 모실 예정”이라고 했다.

광주 영락공원에서 화장을 하는 동안 남편 C씨와 친지들, 유족 지원 전담 공무원들은 숨죽인 채 화장 절차를 기다렸다. C씨는 “(아내는) 착하고 부모님께도 잘하고 내게 부인으로서 정말 최고였다. 그런 여자 없다”며 “너무 빨리 가서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직원이 태국에 있는 B씨 가족을 영상 통화로 연결해 진행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A씨와 B씨를 포함해 희생자 4명의 발인이 진행됐다. 승무원 희생자 C씨와 시신 안치 없이 장례를 치르다 전날 오후 늦게 인도받은 D씨도 이날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진행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34명의 희생자 시신이 유족에게 인계됐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유족 대상 브리핑에서 “어젯밤 늦게 국과수로부터 추가로 65명의 DNA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순차적으로 유족의 인수 의사를 확인하고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총 탑승자 181명 중 승무원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망했다.

신혜연, 조수빈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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