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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2025년 반도체 시장도 10%대 성장 예측··· '시장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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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2025년 반도체 시장은 2024년보다 더 뜨거울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약 15% 이상 성장할 것이며, 새로운 2nm(나노미터) 기술과 패키징 기술, 고성능 컴퓨팅 분야가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 짚었다. IDC가 제시하는 2025년 8가지 주요 시장 트렌드, 그리고 주요 반도체 기업의 로드맵을 바탕으로 올 한 해 시장 상황을 정리해 본다.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시장, 2026년까지는 안정세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22년 코로나19로 인한 인플레이션, 그리고 TSMC발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여파가 이어지며 2023년에는 시장이 역성장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AI를 위한 연산용 칩 및 메모리 반도체, 저장 장치 수요 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2024년에는 전년 대비 약 13~15% 성장했다. 2025년 역시 2024년과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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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GB200이 탑재되는 GB200 NVL72 / 출처=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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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출시 예정이었던 ‘블랙웰’ 기반 아키텍처 제품을 2025년 초 출시한다. 블랙웰은 TSMC 4NP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되며, 전 세대 H100 대비 대형언어모델(LLM) 훈련 성능은 4배, 추론 성능은 최대 30배까지 가속한다. 핵심 제품인 GB200은 24GB HBM3e 메모리를 8개 장착해 192GB의 메모리로 구성된다. 서버 수준에서는 최대 576개의 GPU와 240TB의 메모리를 동원하는 GB200 NVL72으로 묶어서 사용한다.

덕분에 새로운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교체 수요는 물론 HBM3 및 HBM3e에 대한 수요도 급증할 예정이며,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4도 2025년 중에는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2026년 블랙웰 다음 세대 제품인 엔비디아 루빈에 HBM4를 탑재할 예정이므로, 큰 이변이 없으면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져갈 전망이다.

아시아 권을 중심으로 집적회로, 성숙 공정 떠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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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가 아닌 22nm 이상 규모의 성숙 공정 반도체도 쓰임새가 많다 / 출처=인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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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상업적 활용도가 갈수록 높아지며 집적회로, 22nm~100nm 등 성숙 공정 반도체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집적회로는 중국과 대만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폰AP, TV용 칩 및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용 드라이버, 주문형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의 생산 및 공급이 늘고 있으며, AI 컴퓨팅, AI 서버용 제품, 프리미엄 급 휴대폰, 와이파이 7, AI PC 등으로 인한 교체 수요 등이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한 첨단 공정이 아닌 22nm에서 최대 500nm 수준의 성숙 공정 반도체도 활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임베디드, 산업용 제품 등의 반도체 활용 장치는 최신 고사양 반도체가 아니라 생산 단가가 낮은 성숙 공정의 반도체가 쓰인다.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은 ‘2025년 AI 디바이스 장치 수요를 1000억 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예고했고, 8인치 웨이퍼 기반 제품 공급도 2024년 70%에서 75%까지 활용률이 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장치에서 반도체가 쓰일 예정이니, 관련 반도체 생산과 수요도 고르게 맞춰질 전망이다.

반도체 위탁 생산, TSMC 이외에는 격랑의 한해 보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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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2nm 생산 주요 거점이 될 TSMC Fab 20 / 출처=TS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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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는 지난해 TSMC의 2024년 점유율을 61.2%로 잡았고, 이중 3nm 공정 및 5nm 공정이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작년에 3nm 및 5nm의 해였다면, 올해는 2nm가 시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지난해 7월부터 2nm 공정의 시험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양산을 시작한다.

TSMC의 2nm 초기 수율이 60%에 달한다는 소식이 나온 데다가, 미국 본토 공장에서 4/5nm 생산을 시작한다. 게다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1.6nm 상당의 A16 공정도 진행 중이다. 다만 TSMC의 가장 큰 고객인 애플이 2nm 공정 규모가 8배로 확장될 때까지 도입을 미룰 수 있다는 소문이 도는 점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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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에 있는 인텔 본사 / 출처=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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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과 삼성전자는 올해에 명운이 걸린 상황이다. 인텔은 당초 2024년 4분기에 20A 공정 양산을 계획했으나, 이를 취소하고 18A(옹스트롬) 공정에 집중한다. 하지만 18A 공정을 목표로 제시했던 펫 겔싱어가 사령탑에서 물러났고, 반도체 및 과학법으로 받는 반도체 보조금도 기존 6억 4000만 달러(약 9390억 원) 줄어든 78억 6000만 달러(약 11조 5300억 원)만 수령했다.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 데이비드 진스너 공동 CEO는 18A 공정의 성패에 따라 파운드리 사업의 정리 가능성도 시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nm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으로 사업성 확보에 집중한다. 이미 지난해 일본 AI 스타트업 프리퍼드 네트웍스로부터 2nm AI 가속기 주문을 받았고, 국내 기업의 차세대 AI 가속기에도 2nm GAA 공정이 활용될 예정이다. 수율 확보가 어렵다는 보도가 이어지고는 있으나, TSMC의 2nm 공정 제품이 예상보다 훨씬 비싸 엔비디아, 퀄컴이 삼성전자 2nm 공정에 관심을 가진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로드맵 실현 및 사업성만 확보한다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도체 주권, 2025년의 새로운 반도체 트랜드로 자리잡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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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웨어러블 전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W1000이 3nm FOPLP 방식으로 제조됐다. 삼성전자는 FOPLP 기술로 전체 패키지 두께는 더 얇고, 반도체 생산성은 높인다는 계획이다 / 출처=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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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및 과학법이 쏘아 올린 반도체 주권 이슈는 올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기점으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미 2024년에 TSMC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 주권 확보에 반 강제로 힘을 보탰고, 대만, 중국,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도 반도체 주권 확보를 위해 외국 공장 유치, 자국 반도체 기업 지원에 힘을 쏟았다. 대만의 경우 TSMC 파운드리 2.0 전략 등으로 AI 칩 패키징 및 테스트 시장을 선점하고, CoWoS(2.5D 패키징 기술) 생산량을 올해 두 배 가까이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원형이 아닌 사각형 반도체 다이를 활용해 반도체 생산성을 높이는 FOPLP(팬아웃-패널레벨패키징) 역시 올해가 분기점이다. 삼성전자는 플라스틱을, TSMC는 유리를 기반으로 FOPLP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FOPLP를 활용하면 원형의 반도체 웨이퍼보다 큰 칩을 생산하기 용이하며, 양산 시 수율을 높이고 더 높은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 아직 시장성이 확보되지 않은 단계지만, 성공 가능성에 따라 점유율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대만과 우리나라 모두 주권 확보 측면에서 해당 기술을 경쟁적으로 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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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1월 20일(현지 시각)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다 / 출처=도널드J트럼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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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큰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반도체 및 과학법은 나쁜 거래다. 외국의 부유한 기업들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도록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좋은 공장을 짓진 않았다. 우리는 10센트도 쓸 필요 없이 관세만 높이면 자발적으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이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의 패권 남용 혹은 보조금, 관세 경쟁으로 인해 기술 경쟁이 아닌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수도 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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