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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러 “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인 고통···수혜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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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통한 '러 천연가스' 수출 1월부터 중단

러 "러 가스 중단으로 유럽인 경제·생활 피해"

"수혜는 미국, 책임도 미국과 유럽당국에 있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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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통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유럽의 경제 잠재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2일(현지 시간)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경쟁력 있고 친환경적인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중단은 유럽의 경제적 잠재력을 약화할 뿐 아니라 유럽인의 생활 수준에도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수혜는 미국이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우크라이나의 꼭두각시 정권, 미국 경제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시민의 안녕을 희생한 유럽 국가 당국들에 있다”고 비판했다.

미하일 셰레메트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도 자국 스푸트니크 통신에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통한 러시아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차단해 한겨울 시민들에게 난방을 제공하지 않기로 하면서 유럽 동료들에게 악으로 보답하게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2년 10개월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앞서 자국 영토를 통해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러시아 국영 기업 가스프롬과 체결한 후 전쟁 뒤에도 유지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31일 만료된 이 계약을 앞으로는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가스 수출이 결국 러시아의 전쟁 비용으로 충당된다는 이유에서다. 계약이 종료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서 연간 약 8억 달러(약 1조 1774억 원)의 운송료 손실을, 가스프롬은 가스 판매량 감소에 따라 약 50억 달러(약 7조 359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대(對)유럽 가스 수출량은 2018년 기준 2010억㎥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320억㎥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 수출이 중단되면 수출량은 반 토막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가스관은 발트해 해저를 통해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트스트림’,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치는 ‘야말-유럽’, 크림반도 동쪽에서 출발해 흑해를 가로질러 튀르키예 및 그리스 남부 등으로 연결되는 ‘투르크스트림’ 등 3개가 더 있었다. 이중 노르트스트림과 야말-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끊겼기에 이제 투르스트림이 유일해졌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가스 재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은 예년보다 더 추운 1월을 맞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가스 공급 중단에 대비해 미국으로 수입선을 다양화하는 등 준비를 해왔지만 EU 가입 신청만하고 아직 회원국이 되지 못한 몰도바는 일부 지역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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