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 미우선주의 회귀
G2 경쟁 심화에 리스크 커져
北 위협에 탄핵 정국까지 최악
정쟁 멈추고 대책 마련 급선무
이로 인해 2025년의 세계는 극도로 불안한 지정학·지경학적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 제일(America First)’주의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우며 미국 위주의 새로운 질서 재편을 도모하는 트럼프의 정책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언대로 중국에는 60% 이상의 추가 관세가, 다른 국가에도 10∼20%의 보편 관세가 추가 부과될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경제적으로 트럼프 2.0이 초래할 고관세와 고물가에 시달릴 가능성은 커졌다. 일부의 예측대로 협상용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으로 예기치 못한 전 세계적 무역전쟁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미국우선주의는 미국의 국제적 주도 지위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특히 트럼프 자신이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도 무시하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는 트럼프의 의도와 달리 부작용을 잉태할 수도 있다. 파나마 운하 반환이나 그린란드 매각 요구, 캐나다의 미국 51번째 주 편입 등의 강조도 지나친 트럼피즘(Trumpism)의 한 단면이다. 이는 자칫 세계적 균형추로 기능하는 미국 지도력의 약화로 이어져 중국이나 인도·러시아 등에 군사·안보 및 정치·경제적 영향력 제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세계 경제의 분화와 보호무역주의의 확대 추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3.25%로 작년의 3.23%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체적으로는 현재 국제경제구조가 유지되겠지만, 미·중 경쟁 사이에서 독자적 발전을 도모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의 성장이 선진국들의 성장세를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선진 경제권과 이들 경제권의 대항성 강화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여기에 선진 경제권은 ‘거품’과 ‘광풍’ 사이에서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는 우리에게 큰 도전이다. 주지하다시피 트럼프 2.0 인선의 핵심은 반중(反中) 기조다. 현재 양국의 핵심 문제는 3T, 즉 무역·타이완·과학기술(Trade, Taiwan, Technology) 문제로 귀결된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의 과학기술이 군사적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논리로 접근하므로 이 부분은 관련국에 협력 요구 가능성이 크며 한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은 그 대상이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조정 및 주한미군의 기능을 대중 견제로 조정하려는 움직임, 미군 주둔비 분담금 인상 요구 등에도 대응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불확실성이 일상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올해는 ‘냉전 후 가장 위험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2.0의 정책 조정과 지속되는 전쟁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독일, 프랑스, 시리아 등 전 세계적 정치 불안은 정치·경제·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최대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위협을 계속 받는 한국은 국제적 불확실성에 더해 탄핵 정국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유일 동맹국인 미국은 물론 중국과의 소통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는 내치의 대외적 표현이다. 위기 때마다 언급되는 우리에게는 국난 극복의 유전자(DNA)가 있다는 자조적인 말을 떠올리기는 싫지만, 민주적인 질서 회복력이야말로 한국의 정치 한류(韓流)다. 정쟁보다는 내치(內治) 안정이 최우선임을 잊지 말자.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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