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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알파세대 이어 올해부터 베타세대의 탄생…그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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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5년은 알파세대(2010~2024년생)가 끝나고 베타세대라는 새로운 세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해다. mccrindle.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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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시간은 수레바퀴가 굴러가듯 쉬지 않고 움직이지만, 우리 인간은 그 속에서 단절과 연속의 꼭지점을 찾아내 각기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가 매기는 연월일 달력이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사회 공동체 관점에서 시간을 구분하는 또 하나의 잣대는 세대다.



세대란 어떤 특정 기간 내에 공통의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몽뚱그려 가리키는 개념이다. 큰 사건이나 중요한 기술, 사회적 변화를 매개로 한 공통 경험은 각 세대의 가치관이나 행동에 집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본 세대간 차이는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가는지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2025년은 알파세대(2010~2024년생)가 끝나고 베타세대라는 새로운 세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해다. 올해부터 2039년까지 태어나는 모든 이는 베타세대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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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성보다 시대적 과제 위한 혁신 우선





베타세대는 20세기 이후 8번째로 등장하는 세대다. 세대 구분법으로 보면 후기 Y세대(밀레니얼 세대)와 초기 Z세대의 자녀들이다. 이들의 다수는 살아서 22세기를 맞을 것이다. 올해 태어나는 베타세대 선두주자는 2101년 76세가 된다.



Z세대 이후의 세대 명칭에 알파벳 대신 그리스 문자 ‘알파’를 붙인 이는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인구학자이자 미래학자 마크 맥크린들(Mark McCrindle)이다. 그는 “이들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사는 첫번째 그룹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A로 돌아가지 않고 알파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베타세대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주는 정체성은 뭘까?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요인이 그들의 가치와 행동을 형성하고 결정할까?



맥크린들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베타세대는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가 결합된 생활 속에서 각기 개성을 강하게 추구하는 세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교육에서 업무, 의료, 엔터테인먼트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 분야에 걸쳐 완전히 정착한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자율주행 대중교통, 웨어러블형 인공지능 건강 기기, 몰입형 가상현실을 경험하는 첫번째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이들의 학습과 쇼핑, 사회적 교류 방식을 각자의 기호에 맞춰 개인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베타세대가 탄생하는 2025년은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마침내 주류가 되는 첫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려 행동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뜻한다.



하지만 베타세대 앞에는 이전 세대가 물려준 기후위기, 저출생 고령화, 급속한 도시화 같은 막중한 세계적 과제가 놓여 있다. 맥크린들은 “이들에게 지속가능성은 단순한 선호 사항이 아니라 기대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의 부모들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고 자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맥크린들은 베타세대의 부모 세대 중 다수가 자녀 교육에서 적응성과 평등의 가치, 친환경 의식을 강조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삶의 편의성보다는 절박해진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을 우선시하게 된다. 따라서 그 영향으로 베타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세계화된 사고 방식과 공동체 중심의 협력적 태도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베타세대의 막둥이가 태어나는 2035년이 되면 베타세대가 세계 인구의 1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 인구 추계에 따르면 2035년 세계 인구는 88억명에 이를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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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구분, 왜 15년인가?





세대는 원래 생물학적 재생산 기간을 뜻하는 개념으로 쓰였다. 이에 따르면 한 세대에 해당하는 기간은 30년이다. 하지만 세상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지금은 트렌드 분석이나 마케팅 분야를 중심으로 15년을 한 세대로 보는 구분법이 널리 쓰인다. 개인의 삶에서 15년은 부모의 양육을 받는 성장기의 끝자락에 해당한다. 미래학계에서도 현재의 사회 변화 흐름을 이어가는 근미래의 기준점을 15년으로 본다.



주로 미국을 기준으로 한 것이긴 하지만, 세대 명칭이 붙여진 첫 세대는 ‘가장 위대한 세대’(1901~1927년생, 또는 G.I. 세대)다. 세계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세계사적 위기를 온몸으로 겪고 전후 부흥을 일궈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생존해 있는 100세 인구가 바로 이들이다. 회복력과 애국심이 세대 특성으로 꼽힌다.



두번째 세대는 침묵의 세대(1928~1945년생)로 위기의 시기에 성장기를 보낸 탓에 보수적이고 시민의식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세번째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출산율이 급증한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전후 고도성장의 혜택을 톡톡히 누린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세대는 15년 단위로 구분돼 X세대(1965~1979년생), Y세대(1980~1994년생, 일명 밀레니얼 세대), Z세대(1995~2009년생), 알파세대(2010~2024년생)로 불린다. 20세기 후반 급속한 기술 발전 시기에 태어난 엑스세대는 부모세대로부터의 독립,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최초의 디지털 세대라 할 수 있으며, 제트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릴 정도로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 21세기의 첫 세대인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확산되던 2010년 인스타그램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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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은 물론 같은 세대 안에서도 사고, 경험, 행동의 다양성은 매우 크다. mccrindle.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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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단순화의 한계





물론 비슷한 연령대를 하나로 묶는 세대 구분법에 대한 비판도 있다. 세대라는 이름 아래 복잡다양한 사회적 맥락이 지나치게 단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마케팅 도구로 변질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2023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세대 구분을 자제할 것이며 역사적 데이터가 있을 때만 세대 분석을 수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역사적 데이터가 있더라도 세대간 비교를 할 때는 연령 이외의 다른 요인은 통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세대의 범위는 15~18년이지만 많은 비평가들이 지적하듯이 같은 세대 안에서도 사고, 경험, 행동의 다양성이 매우 크다”며 “적절하지 않을 경우 세대 구분을 사용하지 않으면 해로운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복잡한 삶의 경험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매크린들은 그럼에도 세대 구분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이 세대간 차이를 강조하기보다 좁히는 쪽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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