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5 (일)

죽은 새끼 업고 1천㎞ 헤엄쳤던 어미 범고래, 또 새끼 잃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2018년 8월11일 범고래 탈레쿠아(J35·앞쪽)가 미국 워싱턴주 인근 바다에서 다른 고래와 헤엄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죽은 새끼를 보름 넘게 떠받치고 다녀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어미 범고래가 또 새끼를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 고래연구센터는 어미 범고래 탈레쿠아(J35)가 지난 달 30일 미 워싱턴주 퓨젓사운드만 일대에서 죽은 새끼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망한 아기 범고래 ‘J61’은 탈레쿠아의 네번째 자식으로, 지난달 20일쯤 처음 발견됐다.

처음 발견 당시에도 J61이 어미의 머리 위에 올라타서 생기가 없어 보이는 등 건강이 우려된다는 추측이 나왔는데, 결국 열흘 만에 숨졌다고 확인됐다.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일 탈레쿠아가 J61의 사체를 자기 몸으로 들어 데리고 다니는 것도 목격됐다고 덧붙였다.

탈레쿠아는 2018년에도 죽은 새끼의 사체를 떠받든 채로 최소 17일간 태평양을 헤엄쳐 다니는 것이 목격돼 화제가 됐다. 당시 탈레쿠아가 죽은 새끼를 데리고 헤엄친 거리는 1000㎞가 넘는다.

탈레쿠아의 첫째와 둘째는 살아 있다. 각각 14살, 4살이다.

범고래 어미가 죽은 자식의 사체를 자기 주둥이나 지느러미 위에 올린 채 헤엄쳐 다니는 장면은 종종 목격된다. 이는 애도 행위로 풀이된다. 같은 무리의 범고래들이 어미 주변으로 몰려들어 함께 위로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탈레쿠아와 숨진 새끼는 캐나다 태평양 연안에 서식하는 남부 상주 범고래의 일종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돼있다. 지난해 기준 개체 수는 70여마리로 집계됐다. 번식 가능한 암컷은 23마리에 불과하다.

고래연구센터는 “현재까지 기록된 새끼 4마리 중 2마리를 잃은 어미 범고래 J35(탈레쿠아)의 과거를 고려했을 때 J61의 이번 죽음은 특히나 절망적”이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