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이후 정부과천청사 인근에 배치된 경찰 버스 일부가 철수하고 있다./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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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세영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것을 두고 "관저 200m 앞까지 접근했지만 경호처 인력 200여명이 벽을 만들어 집행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집행 과정에서 일부 경호처 직원들이 개인화기를 휴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체포영장 재집행 시도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고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관련 브리핑에서 "버스나 승용차 등 10대 이상이 막은 상태였고 경호처와 군인들 200여명이 겹겹이 벽을 쌓고 있어 도저히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공수처와 경찰의 집행 인력의 경우 공수처 20여명 경찰이 80여명이라서 100명 규모였다. 관저까지는 접근할 수 있게 협의해 공수처 검사 3명이 관저 앞 철문까지 갔다. 그 상황에서 피의자 측 변호인들이 나와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전달했으나 변호인 측에서는 아직 선임계 안 들어와 정식 변호인이 아니기 때문에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수사권 없는 기관이 청구한 영장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집행해서 들어간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집결한 상황이어서 안전에 대한 위험이 컸다"며 물리적 충돌에 대해서는 "버스나 차가 막아섰던 단계로 보면 그 상황을 지나가는 데 단계별로 계속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부상자가 있었는지는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버스가 첫번째로 막았고 경호처 직원 50여명이 대치된 상황에서 경호차장이 나와 일단 경호법에 따라서 경호만 할 뿐이고 영장에 대해서는 판단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며 "군부대 인력도 나와서 막았고 그 상황에서 30~40분 가량 대치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굉장히 많은 수의 인원이 한곳에 모이다보니 혹시 모를 부상자 생길 우려가 있어 집행을 중지했다"며 "현장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숫자를 넘어서 뚫고 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체포영장에 대해 추가 야간 집행 가능성도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다음 절차나 조치에 대해서는 검토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관저 안에 있는 것은 확인이 됐냐는 물음에는 "들어가질 못했으니 확인하지 못했다"고도 답했다.

또 경호처 직원들이 총기류, 개인화기를 휴대했느냐는 물음에는 "개인화기를 휴대한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실제로 충돌이 벌어진 상황 등에서는 무기를 휴대한 분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앞서 공수처는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 경내에 진입하며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으나 대통령경호처 등의 저지로 인해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오후 1시 30분께 집행을 중지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금일 새벽부터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없는 공수처에서 불법무효인 체포 및 수색영장을 1급 군사기밀보호시설구역이자 경호구역에서 경찰기동대병력을 동원하여 물리력을 행사하면서 강제로 집행하려고 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 변호사는 "경비업무를 전담으로 하는 경찰기동대 병력이 수사업무인 영장집행에 적극 가담한 것은 1급 군사기밀보호시설 침입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불법체포감금미수죄에 해당하므로 엄중 경고하며, 공수처에서도 국가수사기관으로서 법을 준수하여 업무를 집행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유효기간인 오는 6일 전까지 영장 집행을 재시도하는 방안을 경찰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이날 영장 집행 불발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처가 체포영장의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본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박종준 경호처장 등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공조본은 "오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했으나 경호처의 위법한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완료하지 못했다"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경호처장과 차장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하고 내일까지 출석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경호처 관계자 체포와 관련해 당시 대치상황, 현장 인원 등을 감안해 종합적인 판단으로 내린 조치이며 현장에서의 불상사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방침 아래 영장 집행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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