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3일 국민의힘은 “강제수사를 중단하라”며 윤 대통령 엄호를 위한 총공세를 펄쳤다. 일부 의원들은 영장 집행 장소인 서울 한남동 관저 앞으로 달려가 체포를 저지하려 했다. 당 법제사법위원들과 지도부는 영장을 집행한 공수처와 영장을 발부한 법원에 항의 방문하며 압박을 가했다. 여당이 비상계엄 사태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국정을 정상화할 생각은 없고, 내란을 일으킨 윤 대통령 변호인 행세를 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오전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공수처는 무리한 현직 대통령 영장 체포 시도를 자제해야 한다”며 “무리하게 집행하려다 국민과 싸우려 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는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길 바란다”며 “대통령의 출석은 대통령실과 대화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적법한 절차에 따라 협조해서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남동 관저 앞으로 달려가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 참석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관저로 진입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윤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수처가 끝내 위법적이고 초법적인 영장 집행 절차에 돌입했다”며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순형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즉각 탄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는 박충권·이상휘·조지연 의원도 참석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의원이 관저로 향한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안타까워서 그렇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기획실장, 조 의원은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친윤석열(친윤)계 의원이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관저 앞 집회에) 개인적으로 다녀왔다”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 자체가 법으로 명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 원수인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처리하는 건 안 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공수처가 경호처와 약 6시간 대치한 끝에 체포에 실패하자 국민의힘은 안도하는 반응을 보이며 공수처와 법원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라도 중단된 것은 다행”이라며 “앞으로 이런 시도가 절대 있어선 안 된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대단히 불공정하고 대단히 월권적인 부당한 행위였다”며 “공수처와 판사의 부당거래”라고 말했다.
당 법사위원들은 대법원을 항의 방문했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장판사의 행위는 사법부의 신뢰를 철저히 짓밟았다”며 “공수처가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많다. 이런 논란 속에서 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영장판사는 업무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 비대위원과 법사위원 일부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 항의 방문해 공수처 수사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은 윤 대통령 변호인의 입장을 보는 듯했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변호인은 모두 체포영장 발부와 집행의 불법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공수처의 체포 불발 이후 입장을 내고 “새벽부터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불법 무효인 체포·수색영장을 1급 군사기밀 보호시설 구역이자 경호구역에서 경찰 기동대 병력을 동원해 물리력을 행사하면서 강제로 집행하려고 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 측과 영장 관련 얘기를 나누었느냐’는 취재질 질문에 “특별히 교류하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