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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5 (일)

업체 말만 듣고 보강?‥원칙 없는 '콘크리트 둔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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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인명 피해가 컸던 요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이 계속 논란입니다.

같은 활주로의 양쪽에 있던 2개의 둔덕에 대해 한쪽은 보강 공사로 더 단단하게 고정하고, 한쪽은 제거하는 쪽으로 다른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국토부와 산하기관 모두 해당 공사를 담당한 업체들의 말만 듣고 따랐을 뿐 기준은 제각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제주항공 사고기가 충돌한 2미터 높이의 둔덕은 콘크리트 장벽에 가까웠습니다.

너비 2.3미터에 달하는 판자 모양의 콘크리트 덩어리 19개가 단단히 박혀 있었습니다.

2023년 개량공사 때 이 위에 콘크리트 상판을 더 얹었습니다.

국토부는 주변 흙더미가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상판을 추가 설치했고, 이걸 제안한 건 설계업체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정선우/국토부 항행위성정책과장]
"금속 레일 부분 이런 걸 검토하다가 지반이 흔들리니까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안정하게 하기 위해서 설계사에서 제시를 했고 공항공사에서 수용한 그런 상황입니다."

하지만, 같은 활주로의 반대편에 있던 또 다른 로컬라이저의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애초 이곳에도 높이 1미터가 넘는 콘크리트 둔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활주로 연장 공사를 하면서 이 둔덕을 아예 없애기로 결정한 겁니다.

MBC 취재 결과, 관련 업체에서 불필요한 시설이라며 설치하지 말자고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 공사 관계자 (음성변조)]
"거기는 이렇게 돌출하는 것을 아니라고 우리는 얘기를 했죠. 반대 방향은 (둔덕을) 없애야 된다고 해서 없앴고,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규정대로 다 지하에…"

결국, 한 활주로에 있던 두 개의 둔덕을 놓고, 공사를 발주한 한국공항공사와 부산지방항공청이 제각각 원칙도 없이 업체가 하자는 대로 따라한 셈입니다.

국토부는 사고 직후부터 로컬라이저 설치 규정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해왔는데, 뒤늦게 안전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안전성에 대한 여러 우려들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필요한 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또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해당 로컬라이저 설비를 설계하고 시공한 업체들은 MBC 질의에 대해 국토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이형빈 / 영상편집: 송지원 / 3D 그래픽: 정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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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형빈 / 영상편집: 송지원 장슬기 기자(seul@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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