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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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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8층 상가 화재 ‘대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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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자 없이 310명 무사히 탈출

조선일보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야탑동의 상가건물에 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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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8층 상가에서 큰불이 났으나 인명 피해 없이 1시간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건물 전체가 검은 연기에 휩싸였고 건물 안에 고립됐다는 신고가 잇따랐지만, 소방 당국이 신속하게 불을 진압했고 시민들도 질서 있게 대피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방화문과 화재경보기도 제 역할을 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불이 난 건 이날 오후 4시 37분쯤. 소방 당국은 “건물 1층에 있는 식당 주방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 상가는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로 수영장·병원·은행·식당 등이 입주해 있다. 분당선 야탑역 앞 상가인 데다 평일 낮이라 특히 유동 인구가 많았다.

소방 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지 5분 만인 오후 4시 42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1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근처 소방서 8~14곳을 동원하는 조치다. 소방관 268명과 소방차 84대를 투입해 화재가 발생한 지 40분 만인 오후 5시 17분쯤 불길을 잡았다. 이어 오후 6시 1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그 사이 건물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하 1층 어린이 수영장에서는 초등학생들이 강습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강사를 따라 지하 5층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대와 함께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 강사는 “불이야” 하는 소리를 듣고 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비상계단으로 달렸다고 한다. 1층에서 연기가 내려와 최대한 지하로 대피했다고 한다. 건물 6층에서 시민 4~5명이 창문을 열고 A4 용지를 날리며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당시 건물 안에는 310여 명이 있었는데 70여 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240여 명은 소방대원에게 구조됐다. 35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자나 중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식당 주방에서 시작한 불이 건물 외벽의 환기구를 타고 번지면서 건물 안에는 연기가 많이 유입되지 않았다”며 “층마다 설치된 방화문도 닫혀 있어 연기 유입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방이 찍은 현장 사진을 보면 검은 연기가 자욱했던 건물 밖과 달리 내부는 불이 난 흔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화재경보기도 정상 작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들은 연기가 덜한 쪽을 택해 각각 지하와 옥상으로 빠르게 대피했다. 옥상에서 150명, 지하 5층에서 30명 등이 구조됐다. 건물 6층에 있던 박경일(34)씨는 “처음에는 경보기가 오작동한 줄 알고 대피하지 않았는데 매캐한 냄새가 나자 다들 옥상으로 뛰었다”며 “불이 완전히 꺼진 뒤 구조대를 따라 걸어서 내려왔다”고 했다.

조선일보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의 복합상가건물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과 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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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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