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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6 (월)

'대기업 보장' 학과도 속탄다…"의대 쏠림에 학생 이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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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반도체 학사모 그래픽 이미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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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쏠림’ 여파로 서울·연세·고려대 등 상위권 이공계 학과들의 정시 경쟁률이 낮아진 반면, 대기업 계약학과들은 예년만큼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의대 증원으로 인한 중복 지원자를 고려했을 때, 예년보다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는 학생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서울대 자연계열 지원자 600명 넘게 줄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전날(3일) 모두 마감됐다. 서울·연세·고려대 등은 2일 원서 접수를 마감한 가운데, 세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4.28대 1로 전년도(4.42대 1)보다 낮아졌다. 서울대는 1589명 모집에 5917명이 지원했는데, 전년도(6971명)와 비교해 지원자가 1054명이나 줄었다. 경쟁률도 4.44대 1에서 3.72대 1로 하락했다. 연세대도 정시 경쟁률이 4.21대 1로 지난해(4.62대 1)보다 낮아졌다. 고려대만 최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할 만한 대학이 없던 ‘다’군 무전공 선발에 1252명이 몰린 탓에 전년도(4.19대 1)보다 상승한 4.78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업계 전문가들은 “상위권 수험생들이 증원된 의대로 분산되며 이공계 학과들의 경쟁률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서울대의 경우 자연계열 지원자가 2024학년도 3660명에서 2025학년도엔 3022명으로 600명 넘게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지원권에 있는 최상위권의 경우 정시 지원 3장을 의대에 집중해서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공계 상위권 학과들의 합격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 계약학과 최초 합격생 73명 중 55명 등록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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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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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졸업 후 바로 계약된 기업에 취업하는 대기업 계약학과들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학과는 25명 모집에 182명이 지원, 7.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계약학과인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학과도 6.71대 1(7명 모집, 47명 지원)로 높았다.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82명이 지원, 전년(38명) 대비 두 배 이상 지원자가 늘었다. 고려대 차세대통신학과(삼성전자, 6.7대 1),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현대자동차, 5.5대 1) 경쟁률도 작년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입시업계에선 “대기업 계약학과라도 높은 경쟁률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대 증원으로 인해 예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대기업 계약학과와 의대에 중복 지원·합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연세·고려대 대기업 계약학과 최초 합격생 73명 중 55명(75%)이 등록하지 않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증원된 의대, 의약계열 등으로 빠져나가는 학생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 계약학과의 추가 합격자도 매우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서울·연세·고려대 의대 경쟁률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정시에서 44명을 뽑는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보다 10명 늘어난 155명이 지원했다(3.52대1). 연세대는 전년도 3.8대1에서 3.84대1(49명 모집, 188명 지원), 고려대는 4대1에서 4.04대1(45명 모집, 182명 지원)로 상승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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