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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잡룡도 안보여, 1등 주자의 침대축구" 친명도 우려한 이재명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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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4년 12월 30일 전남 무안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항공사고대책위원회 긴급 연석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항공사고 대책 수습관련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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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외에는 당내에서 잡룡(雜龍)도 보이질 않는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새해를 맞아 쏟아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적합도’ 여론조사를 지켜본 민주당 중진 의원의 관전평이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35%로 압도적 1위였다. 하지만 비명(비이재명)계 ‘신(新)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2%), 김부겸 전 국무총리(1%), 김경수 전 경남지사(0%대)의 선호도는 다 합쳐도 5%를 채 넘기지 못했다. 이 대표가 39.5%를 기록한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지난달 28~29일·전화면접)에서도 ‘신3김’의 지지율(김동연 4.3%, 김부겸 1.3%, 김경수 0.8%)은 다 합쳐 7%에 못 미쳤다.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소속 의원들에게 ‘조기 대선’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말라는 자제령을 내렸다. 지도부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전까지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않을 예정”이라며 “탄핵이 확정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대선을 입에 올리는 순간 바로 공격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헌재 심리와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에 대해 여권의 격렬한 저항이 지속되는 국면에서, 대선을 언급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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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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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 일각에선 “함구령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대표만 대선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민주당은 집권플랜본부와 당대표 특보단을 구축해 조기 대선을 준비해 왔다. 특히 특보단 소속 친명계 현역 의원은 50명에 육박한다. 전직 중진 의원은 “다른 주자들과 이 대표의 출발선 거리가 너무 벌어지고 있다”며 “1등 주자의 ‘침대축구’에 가깝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최근 민주당은 이 대표 지시로 허위정보·댓글공작 신고 홈페이지인 ‘민주파출소’도 개설했다. “내란을 옹호하고 선전·선동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2일 조승래 수석대변인)는 이유이지만, 당내에서는 “조기 대선을 앞둔 이 대표의 ‘네거티브 대응 태스크포스’ 아니냐”(민주당 중진 의원)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 대표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감금했다”고 발언한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고 관련 사실을 민주파출소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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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파출소 홈페이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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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양상은 2017년 조기 대선 국면과 대비된다. 당시 민주당 경선은 문재인 상임고문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간의 3자 구도였다. 당시 경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촛불집회에서 이른바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 시장과 ‘한·미 동맹 강화’ 및 ‘대연정(여야 연합정부 구상)’ 등을 강조하며 안정감을 내세운 안 지사가 치고 나오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17년 1월 둘째 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41%)보다 민주당 대선 주자의 지지율 합(49%: 문재인 31%, 이재명 12%, 안희정 6%)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 대표 독주 양상에 대해선 친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대선 경선만큼은 지난해 8·18 전당대회처럼 일극 체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 대표 자신도 민주 진영의 대선 주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만큼 전체 파이를 키우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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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안희정 당시 충남도지사-문재인 전 대표-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최성 당시 고양시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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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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