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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44] 그린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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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 Seeger, The Greenland Whale Fisheries(1973)

조선일보

그린란드 : , Pete Seeger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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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취임도 하기 전인데 새해 벽두부터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 특유의 외교적 블러핑이 시작됐다. 캐나다를 미국 51번째 주로 노골적으로 격하시키는가 하면, 이미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이양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이런 발언은 일국의 수장으로서 다른 독립국가의 주권을 모독하는 엄청난 외교적 결례다. 그러나 장사꾼의 피가 흐르는 트럼프는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그런 예의와 관례 따위는 아랑곳 않겠다는 생각이다.

트럼프가 눈독 들이는 또 다른 지역은 북극의 얼음 섬인 덴마크령 그린란드다. 트럼프는 ‘국가 안보와 전 세계의 자유를 위해’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린란드는 한반도보다 열 배나 넓고 사우디아라비아에 필적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하지만 인구는 6만명이 채 되지 않는, ‘초록의 땅’이라는 이름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빙하의 섬이다.

트럼프가 이 섬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선명하다. 북극권의 전략 요충지인 이 섬을 장악해 러시아 및 중국과의 북극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노림수가 있다. 또한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50종 중 43종 이상이 매장된 곳이므로 경제적 가치도 크다는 점을 주목한다. 물론 덴마크나 그린란드 자치정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프로테스트 포크음악의 아버지 피트 시거가 녹음한 이 노래는 1863년 그린란드로 고래를 잡으러 떠났지만 희생당한 선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통 민요다. 포크 트리오 피터 폴 앤드 메리나 얼터너티브 밴드 포그스도 취입한 바 있다. 이 노래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오 그린란드는 끔찍한 땅이야/결코 초록의 땅도 아니고/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그곳/고래는 날아오르고/햇빛은 아주 가끔 보일까 말까 하지(Oh Greenland is a dreadful place/A land that’s never green/Where there’s ice and snow/And the whale-fishes blow/And daylight’s seldom s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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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헌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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