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중소기업 대출 신규연체 발생 규모/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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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5대 은행에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포함) 대출 부문의 신규 연체액이 3조1000억원 넘게 발생했다.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코로나19 시기에 저금리로 빌린 돈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가 악화되며 새해에도 연체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에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발생한 중소기업 대출 신규연체액(1개월 이상)은 3조16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기록한 2조7604억원을 넘어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다.
은행별로 농협은행에서 지난해 3분기 8502억원의 중기대출 연체가 발생하며 전분기(5700억원)보다 33% 늘어났다. 하나은행에서는 같은 기간 9.6% 연체가 증가하며 7396억원의 연체가 기록됐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9.6%, 2.3% 늘어난 6350억원, 4813억원의 연체를 보였다. 유일하게 국민은행만 전분기보다 4.7% 줄어든 4559억원의 중소기업 연체를 기록했다.
국내 20개 은행으로 넓혀도 지난해 3분기 발생한 중소기업 연체는 5조484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5조2196억원)을 넘어섰다.
은행권에서는 코로나19 당시 저금리로 빌렸던 대출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못 갚는 상황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020년 53조679억원 △2021년 56조1860억원 등 2년에 걸쳐서 약 110조원이 증가했다.
이후 시장금리가 오르자 5대 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잔액 증가폭을 조절하고 나섰다. △2022년에는 44조7351억원 △2023년 32조6718억원 △2024년 31조3435억원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은행권은 대규모 상각을 진행하고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에 전월보다 3조7318억원 순감소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순감한 것은 2023년 1월(926억원 순감) 이후 약 2년만이다.
금융권에서는 한동안 연체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대출 규모 자체가 급증했고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20개 은행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081조5238억원으로 2021년말(922조1597억원)보다 14.7% 늘어났다. 5대 은행의 잔액도 같은 기간 16.4% 늘어난 661조763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 체감경기는 지난해말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더욱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으로 전월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 9월(83.0)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제 연말 들어 중소기업의 연체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연체율 단순평균치는 지난 11월말 기준 0.63%로 지난 9월말(0.52%)보다 0.11%포인트(P)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한동안 중소기업권의 어려움이 불가피해보이지만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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