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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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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⑴'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 우분투 공동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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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연합뉴스 아프리카 전담 공적기구 '우분투추진단'은 2025년 새해 들어 '인류의 고향' 아프리카의 면면을 흥미롭게 소개하는 연중 기획코너를 운영합니다. 이 연재 기사는 연말까지 주 2회씩 송고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

남아공의 투투 대주교 생전 모습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

아프리카 남부의 반투어인 '우분투'의 뜻풀이다. '타인을 향한 인간애(humanity to others)'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우분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의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가 강조했던 말로 유명하다.

노벨평화상 수상자(1984년)인 투투 대주교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함께 남아공의 악명 높았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철폐에 앞장섰던 인권운동가이자 치유와 용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실천한 종교 지도자이다. 그의 일생을 이끈 신념은 우분투 정신으로 모아진다.

우분투는 2013년 12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했던 추도사에도 나온다. "남아프리카에는 우분투라는 단어가 있는데, 우리는 모두 함께 연결되어 있고 서로 나누고 돌보면서 인류애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인식이 우분투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오바마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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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가운데)의 생전 모습


국내에서도 상호이해와 공동체 정신을 나타내는 말로 우분투가 종종 인용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0년 9월 국회 연설에서 "우분투의 정신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겨냈고, K방역을 성취했다"며 "그런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국난을 극복하고 일상의 평화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분투의 철학적 함의를 풀어본다면 어떤 것일까?

방연상 연세대 아프리카연구원장은 "우분투는 아프리카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동체 개념을 잘 반영한다"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데카르트)는 서양철학과는 다른 개념이다. 인식론에 바탕을 둔 서양철학의 대안으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분투는 관계성을 강조하는 좋은 철학으로 한국 사회에서도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제언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우분투를 검색하면 '영국 기업 캐노니컬이 개발·배포하는 컴퓨터 운영 체계'라는 소개가 먼저 눈에 띈다. 이는 배포판을 수정·재배포할 수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데, 이 역시 이름 그대로의 정신을 살린 것이다.

우분투만큼, 또는 그보다 더 널리 알려진 아프리카 단어 중 하나는 '하쿠나 마타타'일 것이다. 1994년 미국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에 나오는 이 말은 스와힐리어로 '괜찮아', '잘될 거야'라는 유유자적의 마음가짐이다.

우분투와 하쿠나 마타타 모두 아프리카인의 생각을 읽는 키워드가 아닐까 싶다.

fre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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