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올리언스 차량 돌진 테러범 섐서딘 자바르가 지난해 10월 메타 안경을 쓰고 범행 장소인 버번 스트리트를 돌아보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제공 |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길거리에서 픽업트럭을 돌진시켜 14명의 목숨을 빼앗은 테러범이 두 차례 범행 장소를 답사하며 스마트 안경으로 영상을 촬영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방수사국(FBI)은 1일 새벽 뉴올리언스의 유명 관광지 버번 스트리트에서 차량 돌진 테러를 저지르고 경찰에게 사살당한 섐서딘 자바르가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뉴올리언스의 ‘프렌치 쿼터’에 있는 버번 스트리트를 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기자회견에서 텍사스주에 거주지가 있는 자바르가 뉴올리언스를 방문한 게 최소 두 차례라며, 10월 방문 때는 메타의 스마트 안경을 눈에 착용하고 자전거를 탄 채 거리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자바르가 많은 인명 살상을 위해 이런 사전 준비까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바르가 버번 스트리트에 사제 폭발물을 담은 아이스박스 2개를 가져다 놓은 것도 최대한 많은 사람을 해치려고 시도한 점을 보여준다. 자바르는 범행 과정에서 차량에 둔 원격 기폭 장치에 접근하지 못해 폭탄이 터지지는 않았다. 자바르가 범행 장소 근처에 얻은 에어비앤비 숙소에서도 폭탄 제조용 물질이 발견됐다.
연방수사국은 여전히 이번 사건을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한 자바르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바르는 가족에게 남긴 영상에서 “내가 올해 이슬람국가에 합류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방수사국은 자바르가 2023년에 이집트와 캐나다를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런 사실이 범행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자바르가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났는지, 이런 여행이 뉴올리언스에서 그가 한 행동과 관련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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