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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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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흔든 '트럼프 나비효과'…"트뤼도 총리, 곧 사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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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글로브앤메일 소식통들 인용해 보도…
관세 문제로 장관 사퇴 정부 흔들, 지지도 22%

머니투데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사임한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장관의 후임으로 임명한 도미니크 르블랑과 함께 오타와에서 열리는 자유당 전국 코커스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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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르면 6일(현지시간) 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문제로 혼란에 빠진 내각을 수습하는 데 실패한 탓이다.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메일은 5일(현지시간) 익명 소식통 3명으로부터 교차 확인했다면서 트뤼도 총리가 이르면 이튿날 여당 자유당 대표직 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뤼도 총리가 8일로 예정된 자유당 의원 총회 전에는 거취를 밝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원 총회 후 사퇴를 발표하면 의원들에게 등떠밀려 결정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트뤼도 총리가 당 대표 사퇴를 발표하더라도 바로 총리직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수 있다. 소식통들은 새 총리 선출 전까지 트뤼도 총리 체제를 유지할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8일 의원총회 후 당 지도부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뤼도 총리가 사퇴를 발표한다면 최소 3개월은 리더십 공백이 생길 전망이다. 매체는 차기 당 대표 선출까지 물리적으로 3개월 이상이 필요한 데다, 자유당 당헌에 따르면 선출 과정에 최소 4개월을 들이게 돼 있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의 후임은 올해 10월 하원 총선거 전까지 임기를 수행할 전망이다. 후임 총리 선출에 대해서는 자유당 의원총회가 추천한 인사를 앉히는 방안, 당 대표 선거를 서둘러 새 총리를 뽑는 방안 두 가지가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자유당 지도부는 성급하게 당 대표를 선출할 경우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뤼도 총리의 국정 지지도는 2015년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있다. 캐나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트뤼도 총리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22%,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74%였다.

2015년 취임 때 60%를 웃돌았으나, 대형 건설사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2019년 30%대로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 초 국정 지지도를 5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인플레이션과 주택난 문제를 잡지 못해 하향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트뤼도 총리 사퇴론에 본격적으로 불을 댕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마약 밀수, 불법 이주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하자 이에 대한 대응 방향을 두고 트뤼도 내각에 균열이 생긴 것. 트럼프는 트뤼도를 '주지사'라고 부르는 등 외교 결례 수준의 공격으로 이 문제에 강경한 모습을 보여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지지율 반등을 위해 감세 정책을 추진했다. 이에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맡고 있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는 "값비싼 정치 속임수", "다가오는 관세 전쟁에 써야할 준비금을 강탈하는 행위"라는 말을 남기고 지난달 16일 물러났다. 오랜 기간 트뤼도 총리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그는 트뤼도 총리가 감세 반대를 이유로 좌천을 언급하자 곧바로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랜드는 무역 분야 요직을 지낸 데다 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USMCA) 협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트뤼도 내각은 예상치 못한 그의 사표에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자유당은 국면을 전환하지 못하면 오는 10월 총선에서 대패할 가능성이 크다. 앵거스리드 연구소 설문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오늘 선거가 진행되면 어느 당을 뽑겠느냐'는 질문에 자유당이라고 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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