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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2025 100대 CEO] 식품 사업 키우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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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해당 기업 임직원은 물론 시장 투자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사다. CEO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활약상을 연중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한화갤러리아가 식품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그 중심에는 한화그룹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신사업으로 식품 사업을 낙점하고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유통 산업의 무게 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만큼 식품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3대 버거로 유명한 파이브가이즈의 한국 진출을 성공시키면서 그의 보폭도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급식 업체인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워홈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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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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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선, 파이브가이즈 성공 주역

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를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주역으로 통한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서 운영 중인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 5곳에 그쳤는데, 김 부사장이 진출을 성공시키며 한국은 파이브가이즈의 6번째 진출 국가가 됐다.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 인앤아웃버거와 함께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히는 브랜드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해 '오바마 버거'로도 불린다.

파이브가이즈를 향한 김 부사장의 애착은 각별하다. 파이브가이즈는 김동선 부사장이 지난 2023년 2월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으로 경영 참여한 이후 진두지휘한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브랜드 도입을 위해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의 주도적인 역할을 도맡으며 진두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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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홍콩 파이브가이즈 한 매장에서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다양한 종류의 토핑을 조합하는 방법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갤러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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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파이브가이즈를 국내로 들여오기 전 직접 햄버거 제작 과정을 배울 만큼 각별히 챙겼다. 홍콩 내 주요 파이브가이즈 매장 2곳에서 현장 트레이너 주도 아래 유니폼을 입은 뒤 재료 손질부터 패티를 굽고 토핑을 올리는 조리 과정까지 참여했다.

실습 직후 김 부사장은 "실습 내내 '수제 명품 버거'라는 말을 실감했다"면서 "소스를 뿌리는 방향과 횟수부터 패티를 누르는 힘의 강도까지 반복 훈련을 통해 품질 관리를 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국내 매장에서도 장인정신 수준의 성의가 느껴질 수 있도록 품질 유지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파이브가이즈는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실적이 좋다. 지난 2023년 6월 국내 1호점인 강남점을 오픈한 이후 파이브가이즈의 누적 방문객은 지난해 8월 기준 200만명을 넘어섰다. 또 전 매장이 글로벌 매출 톱(TOP) 10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파이브가이즈 점포 수도 현재 6곳으로 늘어났다.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를 백화점 사업장에 입점시키며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3일 파이브가이즈 광교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7월 '파이브가이즈의 일본 시장 진출'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날과 체결하고 첫 점포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첫 매장 오픈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향후 7년 간 도쿄를 포함한 일본 곳곳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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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 아워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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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 사업 더 키운다...아워홈 인수 추진

파이브가이즈 성공에 힘입어 김동선 부사장은 식음료(F&B) 영역으로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햄버거에 이어 와인, 커피, 음료까지 다양하다.

실제로 지난 2023년 6월 파이브가이즈(햄버거), 비노갤러리아(와인 수입) 설립에 이어 지난해 6월 커피 브랜드 '빈스앤베리즈'를 운영하는 한화솔루션 자회사인 한화비앤비를 56억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9월엔 음료 제조업체 '퓨어플러스'를 200억원에 사들였다.

비노갤러리아는 한화갤러리아 프리미엄 식품관인 '고메이494' 내에 자리 잡은 와인 매장인 비노494에 와인을 공급한다. 비노494는 갤러리아 백화점 전 매장에 입점해 있다. 주류 수입면허를 취득해 유럽과 미국 와이너리와 계약을 맺거나 도매상을 통해 매입한다. 갤러리아백화점과 비노갤러리아간 시너지를 창출해 매출 확대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퓨어플러스는 30년 이상 비알코올성 음료에 주력한 제조 전문기업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퓨어플러스의 생산 노하우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향후 '프리미엄 건강 음료'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자체 브랜드 외 국내외 주요 음료 기업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도 위탁 생산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0곳 이상의 유통망을 통해 지역 마켓과 대형마트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호주, 북유럽 등 전세계 50개국에 연간 1500만 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수출 실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화는 아워홈 경영권 인수도 추진 중이다. 인수 대상은 아워홈 오너일가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38.56%),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57.84%다. 한화 측은 구지은 전 부회장 지분 20.67%와 구명진 전 이사 지분 19.6%도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예상 매각가는 아워홈 지분 100% 가치를 기준으로 1조5000억원으로 전해지며, 한화가 과감한 베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 주체는 한화푸드테크 대신 한화호텔앤드리조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이끌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를 지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염두에 두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는 작년 10월 급식사업본부를 신설한 상태다. F&B 사업 강화를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워홈 인수의 변수는 경영권 분쟁으로 지목된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주요 의사 결정에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동의가 필요하다. 해당 요건은 증자, 감자, 합병과 분할, 영업양수 등 주요 경영 활동 전반에 적용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이 58%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주요 경영권 행사를 위해선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 지분의 일부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구지은 전 부회장의 경영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은 불안 요소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한다면 한화 측이 이미 합의한 57.84% 지분을 사들인다고 하더라도 주요 경영권 행사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에서는 아워홈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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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리뉴얼을 진행 중인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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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B 강화하는 속내는

김동선 부사장이 식품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은 오프라인 유통 위기와 맞닿아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영위하고 있는 백화점 사업은 실적 감소 추세에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며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전국적으로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전국 백화점 수가 68개점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의 7.4% 비중에 불과하다. 특히 점포 수 1위인 롯데백화점이 전국에 32개점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더라도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백화점 매출 10위권에 갤러리아는 1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데다, 5개 점포 모두 역신장을 기록했다. 갤러리아의 상징적인 매장인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의 매출 역시 1조17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어들었다. 매출 순위는 12위권에 머물렀다.

이외에도 갤러리아타임월드의 순위는 전체에서 17위(매출 6265억원, 성장률 -5.4%), 갤러리아광교는 21위(5256억원, -12.9%), 갤러리아센터시티의 경우 39위(3287억원, -2.9%)에 그쳤으며, 갤러리아진주는 62위(1459억원, -3.2%)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 유통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무게추가 옮겨간 상황에서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강 구도를 깨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면 식품 사업의 매출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포함한 식음료 부문 매출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김동선 부사장이 F&B 사업 강화에 힘을 쏟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가 백화점이 역신장하면서 F&B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업 인수를 통해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다만 경기 침체 여파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인 데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있는 아워홈 인수로 성장 발판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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