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합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한미동맹은 양국이 공동 의제를 설계함에 있어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역량도 강력하다”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긴 하지만 양국은 어느 한 지도자, 정부, 정당을 넘어 더 크게 협력하는 관계임을 안다”고 강조했다.
안보 도전과 경제적 기회 공유 측면에서 한·미는 앞으로도 가까울 수밖에 없지만, 단지 경제나 안보 이해에 기반하지 않은 민주적 가치에 뿌리를 둔 관계라고도 부연했다.
◆민주주의 취약성 드러낸 韓 “아프지만 직면하며 극복 중인 점 높이 평가”
한국의 계엄·탄핵 정국에 대한 언급이 불가피했던 이번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은 “최근 몇 주간 한국이 발휘한 회복력을 보며 미국은 한국의 제도에 전적으로 신뢰하고, 한국 국민에 변함 없는 지지를 보낸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이 헌법과 법치에 입각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란 믿음을 표현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비상계엄 선포)에 심각한 우려를 가진 부분이 있어 한국 정부에 직접 전달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 중요한 것은 도전받지 않는 것이 아닌,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엄 사태와 같은) 도전을 받을 때 그런 것이 없는 척 하거나 카펫 밑에 숨기는 게 아니라 다소 아프고 보기에 불편할지라도 대처해나가는 것이 민주주의 시스템의 강점”이라며 “한국은 이런 측면에서 다시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조 장관은 계엄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 “한국 사회가 빠른 시간에 민주화, 경제성장을 이룩한 모범사례이지만 동시에 미처 탐지하지 못한 취약성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며 “그런 내재적 요소들이 특수한 상황에 폭발적으로 드러나면서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시간에 해결하기 어렵고 끊임없이 정치권이 각성해 더 완벽한 민주주의를 향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또 “계엄 사태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미국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양국 간에 완벽한 신뢰가 있고, 한·미 동맹의 미래가 밝고 굳건함을 확인했다”며 “이와 관련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기본적 가치 공유국으로서 연대 하에 모든 정책 행보를 긴밀히 협조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는 최근 매우 강력해졌고, 민주주의 궤적의 성공 가도에 올랐다”며 “뛰어난 혁신 능력과 국민의 잠재성으로 볼 때 이번과 같은 긍정적인 대처를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장관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블링컨 “러시아, 北에 첨단 위성기술 공유 의도 포착…북핵 용인 가까워져”
이날 블링컨 장관은 북·러 협력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 공유 의도가 있다는 것 관련 신뢰할 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블링컨 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의 핵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안보에 있어 대서양과 태평양은 분리될 수 없고 모두 연결되어 있다”며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북한의 포탄과 병력뿐 아니라 중국에서 나오는 이중기술에 대한 지원이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협력을 확대하는 노력이 문제 해결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도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와 북러 협력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했음을 확인하며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를 통해 그 어떤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지난 4년간 북한 당국과 조건 없이 만나 대화하는 관여 정책, 방어·억제 강화 노력이라는 두 가지 집약적 노력을 했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공개적으로나 비밀리에 충분히 전달했음에도 돌아온 답은 일관적인 북한의 도발들이었다”고 답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