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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중견건설사 '줄도산' 공포 다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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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신동아건설이 수도권에 짓고 있는 아파트 건설 현장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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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 '파밀리에'로 잘 알려진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서 벗어난 지 5년2개월 만이다. 2023년 말 태영건설에 이어 시공능력평가 58위 중견 건설사마저 어려움에 부닥치면서 건설업계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1977년 신동아그룹 계열사로 세워진 건설회사다. 1980년대만 해도 여의도 63빌딩과 LG 광화문 빌딩 등을 지은 시공사로 이름을 날렸다. 1985년 준공한 63빌딩은 당시 동아시아 최고층 빌딩으로 30년 넘게 여의도 랜드마크 자리를 지켰다. 63빌딩을 형상화한 로고가 신동아그룹의 상징이기도 했다. 1989년 신동아그룹에서 분리됐다.

이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2022년부터 꺾인 부동산 경기 침체 한파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분양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는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0.5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사업이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만기가 도래한 60억원 규모의 어음 등을 막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기준 428.75%를 기록했다. 적정 수준으로 평가하는 100~200%를 훌쩍 넘은 수치다.

앞서 신동아건설은 약 9년 동안 워크아웃을 겪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자 신동아건설은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2010년 10월 금융권은 신동아건설을 '3차 건설사 구조조정 계획'에 포함했다. 이때부터 워크아웃을 졸업한 2019년 11월까지 힘겨운 시기를 걸어야만 했다. 하지만 신동아건설은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5년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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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현재 신동아건설이 시공하는 분양보증 가입주택은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평택 고덕 미래도파밀리에' 등 모두 7개 단지 2899가구다. 보증금액은 총 1조1695억원이다. 일단 분양보증을 받은 현장은 주택 사업자가 부도나 파산 등으로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HUG가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대신 지급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해 공사를 마친다. 하지만 공사 지연 등 분양 계약자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진정되는 듯했던 '부도 공포'가 다시 심해질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동아건설이 짓고 있는 아파트 현장이 대부분 '공동 시공'인 경우가 많아 다른 중견 건설사들에까지 전이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인천 검단, 화성 동탄 등 사업지는 신동아건설이 다른 중견 건설업체와 함께 짓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공동 시공사가 혼자 사업 부담을 모두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설업계에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부도가 난 건설 업체는 모두 30곳으로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작년(21곳)보다 9곳 늘어난 수치다. 부도 건설업체 수는 2021년 12곳, 2022년 14곳, 2023년 21곳, 2024년 30곳 등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부도 업체의 83%(25곳)는 지방 소재 건설사였다.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경쟁력이 약한 지방 건설사부터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작년에 부산에서만 무려 6곳의 건설 업체가 부도가 났고, 경기와 전남에서도 각각 4곳이 부도 처리됐다. 서울에서는 전문건설업체 1곳이 부도가 났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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