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6일 오전 경기 과천시 공수처로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데 이어 영장 집행을 경찰에 위임했다 철회하는 촌극까지 빚으면서 오동운 공수처장(56)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경남 산청 출신인 오 처장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7기로 법관이 돼 울산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변호사 활동 중 여당 몫으로 추천돼 지난해 4월 윤 대통령 지명을 거쳐 2대 공수처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수사 경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왔고, 야권에서 “공수처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인지 의문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오 처장은 지난달 9일 국회에 나와 “내란 수괴는 구속 수사가 원칙”이라고 강조했고, 그날 법무부에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했다. 또 사건 이첩 요구권을 검찰과 경찰에 행사해 관철해내고 윤 대통령 수사까지 가져왔다.
그러나 말과 행동은 달랐다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이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윤 대통령에게 출석을 두 차례(15, 21일) 통보했던 반면, 공수처는 16일에야 1차 출석 통보(18일)를 했다. 검찰의 사건 이첩 후에도 두 차례나 더 출석(25, 29일)을 통보했고 윤 대통령이 모두 응하지 않은 뒤에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들을 체포하자는 경찰을 공수처가 만류했는데, 이 역시 오 처장의 지시였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여당이 추천한 오 처장이 수사를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권에 칼을 들이밀 수 있는 공수처장을 뽑는 데 여권은 다양한 측면을 고민했을 것”이라며 “수사 역량이 없거나,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는 인물을 골라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바보 공수처장, X맨 공수처장”이라고 적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