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김성제 감독(53)이 간절한 기다림 끝에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그는 작품의 주연인 배우 송중기의 노력에 엄지를 치켜세우며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소수의견'의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작품 개봉을 앞두고 스포츠조선과 만난 김 감독은 "영화를 오랜만에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그 안에 이런저런 사연이 있었고, 오랜 시간 무관심 속에서 묵묵히 작업을 하다가 한순간에 많은 사람들의 질문을 받게 돼서 떨리고 두렵기도 하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30년 동안 일을 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비하인드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먼저 국희 역에 송중기를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송중기랑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다. 극 초반에는 다른 배우를 쓸 수 있지만 한 배우를 끝까지 쭉 쓰고 싶었다. 현실적으로 그걸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아볼 수 있긴 하다. 근데 이 영화는 요즘 관객들이 원하는 강렬한 장르물이 아니었다. 범죄 드라마 장르이긴 하지만 인물들의 갈등이 부각되는 거지, 스펙터클한 면모나 액션 신도 많진 않다. 또 드라마 장르를 남미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찍는다고 했을 때, 배우들이 선뜻 믿고 허락해 줄 만큼 내가 유명한 감독도 아니지 않나. 그래서 그걸 믿을만한 상업적인 배우 안에서 캐스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믿고 작품에 합류해 준 송중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송중기가 처음 미팅 했을 때부터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놀랐다"며 "그때가 영화 '승리호'를 찍기 전이었는데, '('보고타'를) 너무 하고 싶은데, 미리 약속해 둔 작업이 있어서 끝나고 하기가 죄송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무슨 말씀이냐. 무조건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 이후에 송중기가 국희 역을 맡았다고 생각하고, 대본을 고치면서 인물에 변화를 많이 줬다. 처음엔 여리고 유약한 소년이었다면, 점점 사람들을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송중기에게 강한 측면이 많다고 느껴져서, 국희 캐릭터 역시 가진 건 쥐뿔도 없어도 패기 넘치는 마음으로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방대한 양의 스페인어 대사를 소화해 내며 보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에 김 감독은 "송중기가 언어 감각이 좋더라. 그걸 모른 채로 캐스팅을 했는데, 톱스타이다 보니 광고도 많이 찍고 해외 스타들과도 많이 알더라. 본인 스스로는 스페인어 대사를 하는 게 어색하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극찬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스틸. 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또한 김 감독은 송중기가 트럭 운전 장면을 위해 한국에서 버스 면허증을 취득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송중기가 영화에서 엄청 큰 트럭을 운전하는데, 그 장면 때문에 한국에서 버스 면허를 땄다. 그거 다 실제로 본인이 운전한 거다. 반삭 헤어도 송중기가 먼저 제안을 했다. 살면서 그런 머리를 전혀 안 해봤을 건데, 감독의 입장에서는 너무 고마웠다. 개성 있는 조연 캐릭터가 아니고 주인공이어서 쉽게 제안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본인도 애를 많이 썼을 것"이라며 "다른 배우들도 작품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송중기를 비롯해 이희준, 권해효는 촬영하기 한 달 전부터 콜롬비아에 들어와 있었다. 사실 그렇게 하기 쉽지 않지 않나. 촬영하기 1~2주 전에 들어온 것도 아니고, 프로덕션을 통해 촬영장을 미리 익히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 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송중기는 전작 '화란', '로기완'보다도 '보고타'를 먼저 촬영했으나, 관객들에게 가장 늦게 선보이게 됐다. 이에 김 감독은 "사실 '화란'하고 '로기완', '재벌집 막내아들'을 요 근래 봤다. 공개 당시에는 못 보겠더라. 스틸만 봐도 힘들었다. 사실 '보고타'는 그의 긴 시간적 변화를 담아낸 작품이기 때문에, 접근 방식이 유사하면 조금 속이 상한다. 많은 분들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모든 감독들은 밴댕이 소갈딱지다(웃음). 이번 작업을 할 때만큼은 송중기도 그렇고 이희준도 본인들만의 성격과 기질을 작품 안에 그대로 담아내길 바랐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김 감독은 "늘 창피하고 아쉽다. 못한 부분만 보인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그건 그거고 뒤늦은 깨달음이 있지 않나. 부족한 재능에 야속함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만든 작품이다 보니 자기 객관화를 잘 못 하고 있는데, 추후 관객들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미덕을 발굴하고 부족한 점은 채우려고 한다"고 답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