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왕실이 6일 공개한 새 문장(오른쪽). 왼쪽 기존 문장에 비해 북극곰과 숫양의 몸집이 커졌다. 사진 덴마크 왕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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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덴마크 왕실의 새 문장은 기존에 있던 북극곰과 숫양 문양의 몸집을 키웠다. 덴마크 왕실은 "직립 북극곰은 1960년대 그린란드의 상징이 됐고, 숫양은 (덴마크의 또 다른 자치령) 페로 제도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대신 원래 문장에 있던 세 개의 왕관 문양은 사라졌다. 이들 왕관은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3국 연합체인 '칼마르 동맹'을 상징했는데, 이 동맹이 1523년 해체돼 더는 왕실과 무관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1900년대 이후 덴마크 왕실 문장 변경은 1903년, 1948년, 1972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왕실은 이번 변경은 지난해 1월 국왕 프레데릭 10세 즉위 후 임명된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신은 그린란드를 눈독 들이는 트럼프를 의식한 조치로 해석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린란드가 미국의 일부가 되면 사람들은 엄청난 혜택을 볼 것"이라고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주장을 이어갔다. 이런 시점에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7일 그린란드를 방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번 방문의 목적을 '여행'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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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1기 때부터 "미국엔 그린란드의 소유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상업적 이익과 안보 차원의 계산이 깔렸단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엔 '21세기 석유'로 불리는 전략자원인 희토류가 다량 매장돼 있다. 또 미국이 그린란드를 선점할 경우 중국·러시아와의 '북극 패권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
트럼프의 이런 의사에 맞서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을 강조하고 있다. 프레데릭 10세는 올해 첫 연설에서 "왕국 외부에 위치한 슐레스비히의 덴마크 소수 민족부터 그린란드까지 우리는 함께 속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또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에 대한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덴마크 왕실 전문가 라르스 호브바케 쉬렌센은 현지 언론에 "왕실의 이번 문장 변경은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일부라는 것을 명확히 알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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