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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현대제철, 美 제철소 건설 검토..."관세 대응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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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복수 주정부 대상 조건 검토중
해외 거점 검토를 미국으로 축소
트럼프 행정부 철강 관세 부과 대응


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현대제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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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기아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지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장벽에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7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복수 주정부를 대상으로 투자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 생산은 순수한 철을 전기로에 녹여 쇳물을 얻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해외 거점 검토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이를 미국으로 축소한 것이다. 앞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4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세밀한 검토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제철은 이곳에서 만든 자동차용 강판을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 등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기차 공장과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 기아 공장 등을 통해 연간 최대 120만대 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생산 규모 등을 고려하면 수백만t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1대당 필요한 강판은 약 1t이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 위치 등은 정해진 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제철의 이번 미국 현지 투자 검토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철강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철강 회사 US스틸의 일본 기업 매각을 “완전 반대한다”며 “세제 혜택, 관세로 미국 철강업을 다시 강하고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사실상 불허된 상황에서 직접 투자 검토를 통해 관세 정책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쿼터제에 묶여있는 데다, 멕시코와 캐나다산 철강 제품에 25%, 한국산 등 전 세계 대상 10~20% 보편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 외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지난 2018년 당시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대신 쿼터제를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철강재 54개 품목, 263만t에 대해 25%의 관세를 면제하는 대신, 이를 넘어가는 물량은 수출할 수 없는 것이 핵심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 물량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투자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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