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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교통사고로 아내와 자녀 모두 잃고···30년간 교통정리 봉사하는 中남성 '뭉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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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중국에서 교통사고로 아내와 누이, 4명의 자녀를 한꺼번에 잃은 70대 남성이 30여년간 자발적으로 교통정리 봉사를 해온 사연이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윈난성 쿤밍에 거주하는 장아이칭(74)은 지난 1990년 교통사고로 누나를 떠나보냈고, 1996년에는 또 다른 교통사고로 아내와 네 자녀를 잃었다.

상실의 아픔을 겪었지만 떠나간 가족을 그리워하며 집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었던 그는 교통정리 자원봉사의 길을 선택했다.

장아이칭은 매일 오전 6시 버스를 타고 쿤밍 옌안병원 앞으로 출근해 교통정리를 하는 것이 그의 일과다. 정맥류 수술을 무료로 해준 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 이 장소를 택했다고 한다.

장아이칭은 교통정리 외에도 거리에서 인신매매 경고 메시지가 적힌 나무판을 들고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10일마다 한 번씩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 인사를 전하는 습관도 들였다.

주로 남은 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고 한 달에 한 번만 고기를 먹을 수 있는 형편인 그는 거리에서 빈 병을 수거해 번 돈은 본인을 위해 쓰지 않고 가난한 학생들을 도왔다. 그가 사는 집의 벽에는 '시민을 위해 봉사하기에 너무 늦은 때는 없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장아이칭은 ‘청각장애인’이라고 쓰인 모자를 쓰고 교통정리를 한다. 현지 주민들은 그가 운전자와 보행자들에게 ‘안전’을 외치며 교통정리를 하는 모습을 기억한다며 그를 ‘쿤밍의 선한 사마리아인’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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