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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2025 위기극복] 수출 둔화·실적 부진 전망…가전 업계, 신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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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위기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새해가 밝았다. 급변하는 글로벌 패권 경쟁, 국내 규제 변화, 기술 혁신의 흐름 속에서 각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구체화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기술과 시장 변화에 대응한 전략적 전환을 통해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 대한민국에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 기획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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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경제 혼란이 지속되면서 가전 업계는 연초부터 먹구름이 드리웠다. 가전 경쟁을 글로벌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 때문에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거나, 탄탄한 해외 판로가 업황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통상 환경에 따라 업계 성적이 좌지우지되는데, 최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고환율이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달 20일에는 고관세를 예고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예정돼 있어, 가전 업계의 파고는 수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 고환율의 압박…'1500원' 뉴노멀 떠오르나

최근 우리 외환 시장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일일 종가 기준 지난해 4월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98.75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 1418.3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 1400원대를 넘어서는 데다, 1500원대가 '뉴노멀'로 떠오를 수 있단 우려까지 제기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정치 리더십 공백이 외환시장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팽배해서다.

과거 강달러는 환차익 효과로 인해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가전 업계의 경우는 고환율=수출호재 공식이 옛말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원자재 가격 인상이 점쳐지는 등 고환율이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은 대외 불확실성이 산재한 상황에서 환율은 경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르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하락한다. 대기업들이 가격보다는 기술 경쟁에 집중하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증대보다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을 감축한다고 본 것이다.

그나마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4원 내린 1460.3원에 개장했다. 개장가 기준 작년 12월 26일 이후 약 열흘만에 최저치인데, 간밤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보편 관세 공약을 일부 핵심 품목에만 적용하는 방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영향이다.

이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장중 107.75까지 급락하는 등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강달러 전망이 후퇴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의 또 다른 예"라고 일축하며 하락 폭을 일부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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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관세' 트럼프 압박…해상운임 상승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관세폭탄을 각국에 예고해 왔다. 취임과 동시에 첫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캐나다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언급했을 정도다.

그 외 모든 국가 수입품에는 10~20%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대표 가전 기업들도 미국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양사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세이프 가드' 사태를 겪으며 현지에 세탁기 거점을 마련했다. 고관세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내 생산 품목을 확대하는 방침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 해상운임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가전 업계에 부담이다. 지난 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2505.17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가량 높다. 2500선을 넘은 건 해운업 성수기인 작년 3분기 이후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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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탈출 해법은 구독+OS

가전 업계의 수출 역성장이 가시화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국내 수출 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경기 전망을 물은 것이다. 통상 기준선(100) 대비 낮을 경우, 직전 분기보다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 지수가 기준선보다 떨어진 것은 올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이다.

15개 품목 중 10개 품목이 100보다 낮은 값을 기록했다. 그중 가전 품목은 EBSI 지수 52.7로 수출 역성장 우려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요 수출 대상국인 북미, 유럽의 수요 약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전망치는 반도체(64.4)보다 좋지 않은 수준이다.

가전 업계는 신사업을 수익원으로 점찍고 적극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전 구독 사업이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과 케어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개념이다. OTT 시장에서 자리잡은 구독을 가전 분야에도 도입한 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렌탈 사업을 전개한 LG전자는 2022년 업계 처음으로 가전 구독 개념을 도입했다. 자사가 보유한 대형 가전을 구독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소형 가전 위주의 렌탈과 차별화했다. 그 결과 LG전자 구독은 유니콘 사업으로 부상했다. 12월 기준 LG베스트샵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의 40%가량이 구독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닦은 역량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으로 구독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를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주간 삼성스토어에서 판매한 가전의 30%는 구독 상품으로 나타났다. 통상 대형 가전제품은 교체 주기가 5~10년에 달할 정도로 길어 새로운 수요를 찾기 어렵지만, 가격대가 높은 AI가전 및 대형 가전 위주로 구독 제품을 편성한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아울러 TV시장에서는 OS를 성장 돌파구로 삼았다. 정체된 TV 판매에서 벗어나, TV 플랫폼으로 수익을 거두겠다는 계산이다. 교체 주기가 긴 TV 제품 판매에만 집중하는 것보다, 소프트웨어 영역인 OS을 통해 부가 이익을 챙기는 것이 효과적인 수익 창출법이라고 판단해서다.

LG전자는 웹OS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 TV 전용 플랫폼을 넘어 자동차와 모빌리티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OS에 탑재된 삼성 TV 플러스 채널로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 시장에서 매출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타이젠 OS는 현재 3억 대에 달하는 삼성 스마트 TV에 탑재돼 있다. 또한 삼성 TV 플러스는 현재 글로벌 27개국 3000여 개 채널과 5만여 개의 VOD을 제공하고 있다.

최용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18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 TV 플러스'를 글로벌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 파트너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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