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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실손보험 청구해본 사람 병원 2배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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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규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팀 연구결과

병원 외래서 84만원 지출…미청구자 52만원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실손보험 가입자 중 실손보험 청구 경험이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병원 이용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이 과도한 의료 이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최만규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 6일 한국병원경영학회 학술지인 ‘병원경영학회지’ 최근호에 이같은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 경험이 외래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게재했다.

이데일리

기사와 무관함(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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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전까지 연구에서 실손보험 가입이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며 의료비와 의료 이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른 의료 이용 행태를 조사한 만큼, 연구진은 이번에 보험금 청구 경험에 따른 영향을 살폈다.

이에 연구진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한국의료패널 연간 데이터를 활용해 실손보험에 가입된 3707명을 대상으로 실손보험금 청구 경험이 의료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2019년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집단은 13.73%(509명), 경험이 없는 집단은 86.27%(3198명)였다. 이 중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집단 중 47.73%(243명), 청구 경험이 없는 집단의 29.20%(934명)가 만성질환이 있다고 답했다. 주관적인 건강 상태도 보험금 청구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더 ‘좋다’고 답했다.

외래 지출 금액을 비교했을 때,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사람이 평균 84만 1386원을 지급했다. 반면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52만 2350만원만 냈다.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가입자는 외래를 평균 17.84회 이용했으며, 그렇지 않은 가입자들은 평균 11.81회에 그쳤다.

실손보험금 청구 경험이 외래 이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을 때,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외래를 이용할 가능성이 2.861배 높았다. 또한, 외래 수납 금액도 43.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청구 경험 후 경제적 부담이 감소하면서 외래 진료를 더 빈번하게 이용하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손의료보험이 긍정적인 의료 접근성을 제공하는 한편 과도한 의료 소비를 촉진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책 입안자는 이를 고려해 실손의료보험이 장기적인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효과적인 보험 관리와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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