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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기자24시] 우주전쟁에서 낙오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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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한국산 로켓은 단 한 번도 하늘길을 뚫지 못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254번이나 로켓을 쏠 동안, 우리나라는 진흙탕 싸움을 하면서 땅바닥을 굴러다니기만 했다. 정부도 국민도 '우주로 가는 꿈'은 새까맣게 잊었다. 작년에 북한도 한 차례 로켓을 발사했으니, 횟수만 놓고 본다면 북한에까지 밀린 셈이다. 한국 기술력이 더 뛰어나다고 목소리를 높여봤자 허망한 울림일 뿐이다.

세계는 치열하게 우주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우주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정부와 민간이 너 나 할 것 없이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로켓은 '우주경제 시대' 필수 인프라다. 로켓은 위성이나 우주선 등을 지구 밖 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한다. 로켓이 있어야 우주로 무언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세계가 로켓 발사에 '올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억 원을 들여 개발한 위성과 우주선, 탐사선을 실을 로켓이다. 당연히 고객들은 더 많이 발사해본 나라, 성공 확률이 높은 회사를 찾을 것이다. 충분한 시행착오와 다다익선이 이 시장의 법칙이다.

실제로 발사 성공 확률이 90%를 넘는 우주개발 선도국들을 보면, 실패 사례는 대부분 초기 발사에 국한돼 있다. 발사 횟수가 곧 신뢰성이기 때문에 전 세계 로켓 발사 횟수는 해마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 유럽, 러시아, 일본, 인도 등의 로켓은 발사를 거듭하며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제는 신뢰성을 뛰어넘어 발사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며 점점 한국이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이 명함이라도 내밀려면 하루라도 더 빨리, 많은 발사 경험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도 예정된 것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1회뿐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위성 발사를 해외 로켓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를 향한 우주전쟁에서 한국만 소외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로켓 후발주자인 한국도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다. 언제까지 세계 7대 우주강국이라 자위하며 현재 놓인 상황을 직시하지 못할 것인가.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로켓 발사 횟수를 늘리는 데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래야 우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

[고재원 과학기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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