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이력 세분화, 건강 유지하면 매년 보험료 인하
올해 1월 출시한 유병자 대상 보험상품/그래픽=김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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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연초부터 유병자 관련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유병 기간이 길어진데다 장수리스크를 대비해 50~60대의 보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 6일 유병자의 선택 폭은 넓히고 보험료 부담은 낮춘 상품을 동시에 출시했다.
현대해상이 출시한 '내삶엔(3N)맞춤간편건강보험'은 입원과 수술의 고지기간을 각각 5년까지 분리해 총 35가지의 가입유형으로 개인별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보험료에 반영했다. 가령 1년 전 입원이력이 있더라도 수술이력이 5년을 경과하면 기존 상품보다 약 15%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무사고 계약전환 제도'도 신설해 가입 당시에 높은 보험료로 가입했더라도 이후 사고가 없으면 1년마다 저렴한 고지유형으로 계약 변경이 가능하다. 가입 유형에 따라 최대 9년간 최초 가입 대비 최대 38%까지 보험료가 낮아진다.
KB손해보험도 같은 날 경증부터 중증 유병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신상품 'KB 3.N.5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했다. 유병자 전용 상품으로 △최근 3개월 이내 질병 확정·의심소견·입원·수술·추가검사 의사소견 여부 △최근 N(0~6)년 내 입원 또는 수술 여부 △최근 5년 내 6대 질병 진단 여부를 확인한 후 가입 가능하다. 총 200여 개의 특약 중 원하는 보장으로 맞춤 설계할 수 있다. 이 상품도 가입 후 1년 동안 입원과 수술 기록이 없는 고객은 매년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해지 상품으로 가입하면 보험료는 더 낮아진다.
DB생명은 업계 최초로 주요 7대 질병을 모두 보장하되 보장받는 횟수는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무)실속N 7대질병 건강보험'을 내놨는데 335 간편심사형을 출시해 유병력자·고령자도 가입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 △3개월 이내 질병확정진단, 질병의심소견, 입원, 수술, 추가 검사 필요 소견 △3년 이내 질병·사고로 인한 입원 이력 △5년 이내 6대질병으로 진단·입원·수술 이력이 없으면 된다.
보험사들이 유병자 시장을 겨냥한 이유는 기대수명이 늘면서 치료 이력이 없는 고객이 제한적이고 유병기간도 늘어서다. 2012~2022년 동안 기대수명은 80.87년에서 82.70년으로 1.83년 증가했으나 건강수명은 65.7년에서 65.8년으로 0.1년 증가에 그쳤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특별한 이상 없이 생활하는 기간을 뜻한다. 이 둘의 차이인 유병기간은 15.17년에서 16.9년으로 1.7년 증가했다.
유병기간이 늘어나면 의료비 부담이 커진다. 특히 은퇴 이후인 60대는 소득은 줄지만 의료비 부담은 점점 증가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생명보험 가입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상품 유형 중 '질병보험'이 42.8%로 가장 많았고,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질병보장보험 가입률이 49.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원은 중·고령층이 고령화·장수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장수리스크를 대비해 스스로 준비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초고령화로 인해 보험에 가입할 젊은 세대는 줄어드는 데 반해 기대수명 증가로 중고령층의 질병보험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면서 "보험료 부담은 낮추고 다양한 분석을 통해 유병자 대상 상품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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