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를 미국의 영토로 병합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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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사국의 강한 반발과 정치권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 그린란드는 물론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전체를 미국의 영토로 표기한 지도 3장을 잇따라 올리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굳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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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 “큰 꿈 두려워하는 것은 非미국적”
공화당 하원 외교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미국의 영토로 표시하고 이를 ‘돈로 독트린’으로 칭한 뉴욕포스트 1면 사진을 게시하고 “트럼프는 미국을 위한 가장 큰 꿈을 갖고 있고, 큰 꿈을 두려워하는 것은 비미국적”이라고 적었다. 사실상 여당 외교위가 트럼프의 ‘영토 확장 계획’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북미 전역을 미국의 영토로 표기한 지도 3장을 잇따라 올렸다. 트럼프는 7일 회견에서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를 미국의 영토로 편입하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SNS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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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로’는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을 합한 말이다. 먼로 전 대통령은 1823년 외부 세력의 미주 대륙에 대한 간섭을 거부하고, 미주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주장하는 내용의 ‘먼로 독트린’을 발표했다. 무력을 써서라도 그린란드 등을 병합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먼로 독트린에 비견될 ‘트럼프 독트린’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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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에 미국의 힘 투사해야”
친(親)트럼프로 분류되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의회 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힘과 관여에 대한 감각을 (세계에) 투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트럼프를 옹호했다.
깅리치는 특히 “(온난화로)북극해가 열리는 중국, 일본, 한국으로부터의 최단 거리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북극을 가로지르는 항로가 될 것”이라며 “이 무역 루트에 힘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고, 방어 목적에서도 그린란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탄 항공기가 7일(현지시간) 그린란드에 도착한 모습.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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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계획이 향후 무역의 중심이 될 북극 항로를 확보하기 위함임을 시사한 말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미 북극 항로 선점 경쟁에 나선 상태다.
반면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1월 대선이 그린란드를 침공하거나 무력으로 점령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중산층이 줄어들고 생활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그린란드나 파나마운하,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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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목적에 대해서도 이견
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 병합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중국에 대한 견제를 명분으로 들었다. 이에 대해서도 미국 정치권에선 이견이 표출됐다.
트럼프측 인사들은 “중국에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한다는 강력하고 의도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중국을 직접 겨냥한 트럼프의 주장을 강하게 옹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관저 마러라고 클럽을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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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표적 반(反) 트럼프 인사가 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사용은 대만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한다”며 “시진핑이 ‘그린란드가 미국에 근접해 있고, 대만은 중국에 가깝다.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대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으니 우리도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하게 되리란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인접한)우크라이나에 대해 똑같이 언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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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실현 불가능한 나쁜 아이디어”
퇴임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 역시 트럼프의 주장을 비판했다. 프랑스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고, 실현될 수도 없는 아이디어”라며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변경하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주장과 관련 '멕시코만'이 표기된 1661년 세계지도를 놓고 반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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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주장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을 자제하면서도 “우리는 국가안보의 핵심이라고 믿고 있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선 (편입의 대상으로 지목된) 해외 지도자들이 스스로 밝힌 것들에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사태를 거론한 뒤 “우리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계속 승리하고 있고, 동맹과 파트너십이 강력하고 활기차게 유지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동맹국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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