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6당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내란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내란 특검 법안은 발의자 명단을 가리고 보면 국민의힘이 발의했다고 해도 믿으실 수준입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6당이 9일 여당의 지적을 대폭 수용한 ‘내란 특검법’을 새로 발의했다. 폐기된 기존 법안에서 야당이 갖고 있던 특검 추천권을 대법원장에게 넘기고, 수사 기간도 20일가량 단축했다.
야6당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새 내란 특검법을 제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 특검안도 위헌 요소가 하나도 없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내란 신속 진압이 필요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특검법에 반대를 표명하며 언급한 부분들을 대부분 해소했다”(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고 밝혔다. 야당은 오는 14일 또는 16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새 내란 특검법은 수사 대상에 내란 혐의 외에 외환 유치(외국과 공모해 전쟁의 단초를 제공하거나, 대한민국과 맞겨룸) 혐의를 추가했다. 대신 ‘야당 추천 특검’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정부·여당 입장을 수용해 대법원장이 2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권한대행)이 1명을 임명하는 추천 방식을 택했다. 야당은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에 대한 비토(거부) 권한도 포기했다. 수사 인력도 덜어내고, 수사 기간 역시 기존 90일에서 20일을 줄여 70일로 정했다. 대신 필요시 기간을 한 차례 30일 연장할 수 있고, 대통령의 승인을 받은 경우 추가로 30일 연장할 수 있다. 김 원내수석은 “다른 수사기관에서 이미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기간과 인력을 일부 줄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번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두 명을 추천하는 방식이 가장 큰 특징인데,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정부·여당에) 시비 요소를 제거했다. 종전에 야당 입장은 비토권 등 국회 관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대승적 결단을 했다”며 “내란 수사가 신속히 진행돼야 경제도 안정되고 불안도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번 내란 특검 법안은 발의자 명단을 가리고 보면 국민의힘이 발의했다고 해도 믿으실 수준”이라며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당 특검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굳이 시간 끌거나 하지 말고 이것을 그대로 수용해도 무방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200명 넘는 의원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거부권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내란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여야 합의하는 좋은 모습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