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매출 24.1% 감소…2023년 정점
전기차 일시적 정체에 中 출혈경쟁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실적은 2가지 측면에서 뼈아프다. 지난 4분기로 보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됐고, 작년 연간으로 보면 매출 성장세가 멈췄다. 적자전환보다 더 아픈 것은 매출 감소로 분석된다.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적자는 성장통일 수 있지만, 대세적인 매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정점을 지났다는 '피크 아웃'을 뜻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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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분기 잠점 매출이 6조45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이 이간 영업손실은 225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주문 물량 감소가 꼽힌다. 북미 완성차 업체가 주문 물량을 줄이면서 고수익 배터리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연말 일부 재고를 손실처리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2020년 12월 LG화확에서 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회사는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 EV' 리콜 이슈로 충당금 6200억원을 쌓으며 3728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 3분기가 급성장기에 뒤따르는 '성장통'이라면, 2024년 4분기는 시장이 정체되면서 발생한 적자에 가깝다.
미국의 세금 지원을 제외하면 손실 폭은 더 커진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제혜택 3773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은 6028억원에 이른다.
이번 적자는 어느 정도 예고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0월 실적발표회에서 4분기 실적에 대해 "계절적 영향으로 고수익성 제품의 출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고 재고 정리 등 일회성 요인이 있다"며 "3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4분기 실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보다 수익성 감소세는 더 가팔랐다.
연간 단위로 보면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25조6196억원으로 2023년보다 24.1%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73.4% 급감했다.
이 회사 매출을 보면 △2021년 17조8519억원 △2022년 25조5986억원 △2023년 33조7455억원 △2024년 25조6196억원으로 2023년을 정점으로 꺾인 모양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발생한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일수 있지만, 중국 업체와 경쟁 측면에선 출혈 경쟁의 시작일 수 있다. 중국 배터리가 주행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추면서, 한국 배터리 점유율은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말부터 LG에너지솔루션은 위기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캐즘과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른 일시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투자·비용 구조 재검토 △추가 수주를 통한 매출 확대 △46시리즈·리튬인산철(LFP)·각형 등 새로운 형태 배터리 강화 △글로벌 생산공장 매각 등을 추진 중이다. 회사 측은 2026년에는 캐즘을 넘어서 배터리 시장이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지난해 실적 면에서는 전례 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는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면서도 "현재 위기는 일시적으로, 더 큰 도약과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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