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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인사이드 스토리]임시공휴일, 경기 회복 촛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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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27일 임시공휴일 지정 합의
연휴 내수 소비 활성화에 방점
해외여행 등 부작용 우려 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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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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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9일

지난 8일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만났습니다. 오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 위해서입니다. 올해 설 연휴는 28~30일까지 사흘인데요. 공교롭게도 화~목요일로 앞뒤로 평일이 하루씩 끼어 있습니다. 월요일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전 주 토요일인 25일부터 30일까지 총 6일을 쉴 수 있고요. 금요일에 연차를 낸다면 다음달 2일까지 9일을 쉬게 됩니다.

앞뒤 평일 중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정한다면 당연히 27일입니다. 설 명절 소비는 설 직전에 집중됩니다. 물론 설날이 지나도 '보복소비'가 이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온라인 쇼핑 등 연휴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소비의 비중이 높습니다. 반면 설 앞에 연휴가 생기면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설을 맞아 모인 가족들이 외식을 늘리는 등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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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이 설을 3주 앞둔 지금 임시공휴일 지정에 나선 건 현재 경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부터 시작된 '계엄-탄핵 정국'은 한 달 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주말마다 각지에서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열립니다. 모든 이목이 탄핵 여부와 윤 대통령의 체포 등 정치 이슈에 몰리면서 연말연초에 진행돼야 할 지원 정책들도 모두 '셧다운'에 가깝게 멈춰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가뜩이나 얼어붙었던 시장은 또 한 번 찬바람을 맞았습니다. 연말연시에 계획돼 있던 저녁 약속과 회식 등이 취소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복합쇼핑몰들이 준비했던 송년·신년 행사도 전부 취소됐습니다.

정부는 이런 경기 한파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완화해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빌어 "임시공휴일은 경제 전체 생산 유발액 4조2000원, 부가가치 유발액 1조6300억원의 효과가 있다"며 "내수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짜 효과 있을까

식품·유통업계에선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이전의 사례들에 비춰 볼 때 임시공휴일이 소비 증대에 효과가 있다는 게 입증됐다는 설명입니다. 명절 전에 휴일이 하루 더 생기면서 명절 준비를 더 여유롭게 할 수 있게 되고요. 여유로운 마음은 더 많은 소비를 불러온다는 겁니다.

특히 소비자들의 유휴 시간에 많은 영향을 받는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반색합니다. 소비자들의 시간이 많아질수록 이커머스 등을 통해 명절 식재료나 선물을 구매하기보단 직접 마트나 백화점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의 경우 임시공휴일이 월요일로 지정되면서 연중 최대 대목인 명절 직전 주말(25~26일)과 임시공휴일이 이어지게 됩니다. 통상 대형마트에선 주말 매출이 평일 대비 1.5~2배 높습니다. 따라서 연휴가 주말과 이어지며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백화점업계도 명절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하고 신규 사은 행사 및 고객 참여 이벤트를 추가하는 등 내점 고객을 위한 집객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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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관계자는 "토요일부터 이어지는 연휴에 생선회·델리 등 외식형 가족먹거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물량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류업계와 외식업계도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주류와 외식은 평일 대비 주말 매출 격차가 큰 업종입니다. 특히 3일 이상 쉬는 연휴가 생기면 매출이 급증합니다. 명절을 앞두고 모인 가족들이 외식을 하고 주류 소비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생산 일정 조정 등 준비할 부분이 있지만 이를 잘 관리해 늘어나는 수요에 원활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긴 연휴엔 해외로?

일각에선 해외여행 등으로 수요가 몰릴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최장 9일의 연휴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설 연휴를 보내지 않겠냐는 지적입니다. 앞서 정부가 지정했던 임시공휴일들 역시 해외여행객이 급격히 늘어났던 만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다른 때와 결이 약간 다릅니다. 지난해엔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었는데요. 여당이 정부에 임시공휴일 지정을 요구한 건 40여 일 전인 8월 25일이었습니다. 그 전 임시공휴일이었던 2023년 10월 2일 역시 34일 전인 8월 29일에 요청이 있었습니다. 최종 결정은 며칠 뒤 이뤄졌지만 임시공휴일 요청이 거부된 사례가 없었던 만큼 수요는 바로 반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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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해외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에 모인 관광객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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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엔 여당의 임시공휴일 요청이 불과 19일 전인 지난 8일에 나왔습니다. 갑자기 해외여행을 준비하기엔 그리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앞서 항공기 추락 참사가 일어난 만큼 해외여행 수요도 뚝 떨어졌습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참사 이후 여행사들의 예약 취소율은 평년 대비 30~40% 이상 늘었습니다. 이전 임시공휴일 사례와 달리, 여행 수요가 국내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 외에도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설 명절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추와 무, 사과, 배 등 주요 설 성수품 공급을 늘리고 농·축·수산물을 40~50% 할인 판매합니다. 설 선물세트도 최대 50% 할인하고 디지털 온누리 상품권도 할인율을 높입니다.

지난해부터 차갑게 식어버린 서민 경제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습니다. 침체된 분위기가 2025년 새해를 맞이해 다시 타오를 수 있을까요. 이번 설 명절 임시공휴일이 경기 회복의 불꽃을 피어오르게 하는 작은 촛불 하나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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