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 등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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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인 '집중투표제'를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 MBK파트너스 연합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MBK 측의 이사회 장악 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양측이 각각 가결과 부결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9일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이자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대표 자격으로 발송한 주주서한을 통해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임시주총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이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집중투표제의 도입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개편을 부당하게 지연시키는 효과 밖에 없다”면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기 전이라도, 분리 선출되는 감사위원인 사외이사 후보자는 일반주주들이 추천하는 후보자 중에서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최 회장은 집중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주주서한을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대주주의 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매커니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안건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2명의 이사를 선출할 경우 1주당 2개의 의결권이 주어지는 것이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주주주들이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어 지배주주를 견제할 수 있다.

고려아연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이 가장 먼저 표결된다. 해당 안건이 가결되면 이후에 표결이 진행될 이사 선임 안건에 적용된다. MBK 측은 이사 14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며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계획하고 있는데 집중투표제가 적용될 경우 이사회 장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지분 40.97%를 확보한 MBK 측은 반대를, 우호 지분 포함 약 34%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최 회장 측은 찬성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분위기는 고려아연에 긍정적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 집중투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소액주주단체인 헤이홀더, 소액주주 연대 플랫폼 액트 등도 찬성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ESG평가원은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안건에 지지를 표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며 “임시주총 전까지 다소 요란한 여론전이 지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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