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27일 ‘임시공휴일’ 지정
“여행 수요 늘 것” 업계 기대
“도심 텅 빌 것” 자영업자들 걱정도
“여행 수요 늘 것” 업계 기대
“도심 텅 빌 것” 자영업자들 걱정도
공항 출국장. [사진 = 연합뉴스] |
설 연휴 전날인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휴일이 늘자, 여행업계에선 웃음꽃이 피고 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도심 인구가 텅 빈다”며 울상을 지으며 온도 차를 보였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연장에 따른 업체별 분위기가 판이하다.
앞서 당정은 전날(8일)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했다.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 25~26일 주말에 이어 28~30일 설 연휴까지 모두 엿새를 연달아 쉴 수 있다.
여행업계는 정부의 임시공휴일 발표 이후 해외여행 상품 예약 문의가 늘고 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달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쪼그라든 여행 수요가 임시공휴일 발표로 그나마 회복됐기 때문이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당장 여행 수요가 늘어났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아무래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줄어든 수요가 어느 정도 늘어난 편”이라며 “특히 국내 여행의 경우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고객들은 일본이나 중국 등 단거리 여행을 계획했는데 휴일이 늘어서 장거리 여행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연휴랑 이어진 국군의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었는데 당시 예약률이 30% 증가했다”며 “그때 사례를 미루어보았을 때 이번에도 작년에 준하는 수준으로 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해 겨울 휴가를 쓰지 못했는데 가려고 했다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 때문에 더 꺼려졌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휴일이 길어지면서 동남아시아라도 다녀올까 싶다”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박모씨도 “아무래도 최근 있었던 안 좋은 일 때문에 해외를 가기 꺼렸는데 그것과 별개로 시간적 여유가 생겼을 때 여행을 다녀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음식점 밀집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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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자영업자들은 임시공휴일 지정에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도심 밖으로 떠나는 시민들이 늘어나게 되면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회사 다닐 때는 징검다리 휴일에 임시공휴일 하나 기대했었는데, 장사하고 나니 휴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여행이나 외지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된다”며 “입장이 바뀌니 참 애매하다”고 말했다.
다른 자영업자 역시 “연휴가 길면 길수록 돈을 그때 쓰느라 앞뒤로 대목 매출 날아가고 그러면 달 매출은 더 빠진다”며 “임시공휴일 말만 들어도 소름 돋고 열받는다. 대놓고 동네 장사 죽으라는 이야기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업계의 격차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에선 내수 활성화 진작에 따른 효과를 염두에 두고 시행한 것 아니겠는가.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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