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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미국 “동맹국에만 AI 반도체 수출”…전문가 “한국, 중국시장 손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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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까지 열흘 남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용 반도체의 수출 대상을 제한하는 칼자루를 빼들 전망이다. 동맹국엔 미국 기술이 반영된 AI 반도체를 수출하지만, 적대국엔 아예 수출을 금지할 가능성이 크다. 엔비디아와 밀착해 AI 반도체 시장을 키우고 있는 한국에선 “중국 시장에서 성장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엔비디아 등의 AI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는 국가를 3등급으로 나눠 통제하는 방안을 이르면 10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첨단 기술이 중국·러시아 등 적대 국가에 유출되는 것을 막고, AI 기술 개발을 우방국에 집중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중국·러시아·북한·이란·베네수엘라·쿠바·벨라루스·이라크·시리아 등 미국의 적대국들이 AI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거의 대다수 국가가 속한 중간 등급은 수입 가능한 총 연산력(computing power)에 상한을 두고, 미국 정부가 제시한 보안 요건과 인권 기준에 동의하면 상한보다 많은 반도체를 수입할 수 있게 허용한다. 동맹국이 속한 최상위 등급은 지금처럼 미국산 반도체를 제한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아시아에선 한국·일본·대만이, 서방에선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 등 주요 우방이 포함된다.

고종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실장은 “한국 기업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의 주 수요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이라 규제가 시작돼도 한국에 당장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미래의 성장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차세대 반도체를 구매할 만한 거대한 잠재시장”이라며 “중국 접근성이 차단되면 한국 기업들의 기대수익이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간 등급에 속한 국가들의 컴퓨팅 파워도 미국이 제한하려 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에 특히 더 악재다. 이미 HBM 등 고부가 AI 반도체를 엔비디아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삼성전자는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블룸버그에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려는 규제는 (AI 반도체의) 남용 위험을 줄이기는커녕 경제 성장과 미국의 리더십을 위협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입장을 내놨다. 미반도체산업협회(SIA)도 “바이든 행정부가 미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규제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해리·서유진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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