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개발사업 지연…부동산시장 급격히 냉각
‘시흥배곧서울대병원’ 건설 지연 등 원인으로 지목
수도권 외곽 지역 집값,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과 ‘배곧대교’ 건설 지연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흥시 배곧동 ‘시흥배곧C1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1년 7월 최고가였던 10억원과 비교해 4억3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이 단지는 2019년에 입주한 준신축 아파트로, 만 5년이 채 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같은 면적이 7억원에 거래되며 가격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바로 옆 단지인 ‘시흥배곧C2호반써밋플레이스’의 전용면적 84㎡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6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였던 지난해 11월의 6억3000만원보다 3000만원 낮아졌다. 이 단지 또한 2019년 입주한 준신축 아파트로, 2021년 배곧신도시에서 최초로 ‘10억 클럽’에 가입했던 상징적인 단지다.
배곧신도시는 신축 아파트 대규모 입주와 함께 서울대병원, 기업 연구센터 유치 등 다양한 개발 호재로 시흥 지역 집값을 크게 끌어올렸다. 2021년, 배곧신도시는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37.26%를 기록하며 경기 의왕시(38.56%)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금리가 급등하고 개발 사업이 지연되면서 시장은 급격히 냉각됐다.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과 ‘배곧대교’ 건설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 내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800병상 규모의 전국 최초 진료·연구 융합형 종합병원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2019년 서울대병원과 병원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공사비 증가로 인해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배곧대교는 배곧신도시와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왕복 4차로 해상교량(길이 1.89km) 사업이다. 시흥시는 민간 자본 1904억원을 투입해 2014년부터 추진했으나, 람사르 습지 훼손 문제를 제기하는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한편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일본의 인구 감소가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한국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미글로벌이 한미연과 함께 '인구구조 변화가 가져올 새로운 부동산 시장,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지난해 4월 개최한 세미나에서 우토 마사아키 일본 도쿄도시대학 교수는 "2010년부터 일본의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도쿄권 주택자산 가치가 약 837조원 증발했다"며, 한국에서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집값에 미칠 영향을 경고했다. 그는 "2045년에는 수도권 집값이 2018년 대비 29.2%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베드타운 지역의 집값이 30~8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사아키 교수는 "도심에서 30km 이상 떨어진 지역은 주택자산 가치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에서도 수도권 외곽 지역의 빈집 증가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