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경호처 직원 메시지 공개
"대다수 직원들, 마지못해 여기에 있다" 토로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직원들이 감시장비를 이용해 취재진을 감시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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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요새가 된 대통령 경호처에서 일하는 직원이 보냈다는 메시지가 라디오에서 공개됐다.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어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자신의 지인이 경호처 직원인데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면서 그 심경을 적은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한다"며 해당 메시지를 공개했다.
경호처 직원 A씨의 메시지는 "현재 근무 중이다. 춥고 불안하다"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A씨는 "공조본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다수 직원들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다"라며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까 서 있는 정도다.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크다"며 일반 직원의 내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개된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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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A씨는 "지휘부는 어차피 무너지면 자기들도 끝이라 발악하는것 같다. 경호처 특성상 대다수 직원들은 마지못해 감수하고 있다. 같이하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찍힐 수 있어서..."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그냥 상황이 빨리 종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다"고 밝혔다. "이 상황이 정리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길 바랄 뿐"이라는 말로 메시지는 마무리됐다.
이에 김 평론가는 "경호처 직원들은 무슨 죄가 있냐. 이들의 고통은 심적 고통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라며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끌려 나가서 체포영장을 막았다가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되면, (그들의) 명예와 연금과 직장까지 날아간다"고 지적했다.
경호처 내부의 사기는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호처 내 위아래의 온도가 전혀 다르다"며 "일부 수뇌부들이 벌이는 행동에 대해서 MZ세대 경호관들은 부들부들해한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사석에서는 '저 사람들 미친 거 아니야?'라는 식으로까지도 이야기했다고 한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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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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