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11 (토)

한파에도 일주일째 관저 지키는 보수집회···“대통령과 함께 싸우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붐볐다. 이들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관저 주변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진 이날 아침 8시쯤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인근 육교 아래에는 쓰레기 봉투 50여개가 쌓여있었다. 컵라면 용기와 나무젓가락, 종이컵 등 각종 쓰레기가 간밤에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몰렸었는지를 보여줬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쌓인 쓰레기를 바라보던 청소노동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화물차를 한 대 더 불러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밤을 새우고 해산한 뒤 50여명에 불과하던 인파는 낮 시간대부터 다시 불어났다. 주최 측은 오후 2시 기준 3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STOP THE STEAL’ ‘이재명을 구속하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집회 인파를 지나가는 차량들 쪽으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기도 했다. 인근 버스정류장에는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얼굴 사진이 훼손된 채 ‘불법 증거 채택 이미선 OUT’이라고 적힌 팻말들이 붙었다.

경향신문

한 청소노동자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 주변에 쌓인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에 ‘이미선 OUT’이라고 적힌 팻말이 붙어있다. 김송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집회가 열리자 주최 측은 청년 발언자를 애써 찾았다. 사회자는 “여론을 바꾸기 위해선 2030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청년들에게 연단에 올라 발언할 것을 권했다. 이에 연단에 오른 한 남성 유튜버는 “애국 활동을 한 지 8시간 됐다”며 “빨갱이들이 덤비는 순간 주먹을 바로 날려버리겠다”고 말했다.

전날 논란이 된 일명 ‘백골단’과 거리를 두는 발언도 이어졌다. 사회자는 “청년들이 진짜 때리려고 백골단을 만들었겠냐”며 “백골단 그런 거 없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들은 2030 참가자들을 향해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20대 남성에게 “애국청년들 반갑다”며 “지금은 대통령을 못 지키면 큰일 난다. 친구들과 무조건 함께 나와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박종준 경호처장의 경찰 출석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남성이 “지휘자가 없어지는 건데 괜찮을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다른 참가자가 “그냥 언론플레이 하는 거다. 경호처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답하며 안심시켰다. 경기 안성에서 온 한모씨(68)는 “언제 공수처가 들이닥칠지 모르니까 일주일 내내 한남동 집회에 왔다”며 “시민들이 지키면 함부로 체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쯤 보수집회에서 “한남초 쪽으로 민(주)노총이 왔으니 1000명 정도 가면 막아낼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일부 참가자들이 한남초 방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관저 앞에서 ‘윤석열 체포 ’를 외치던 탄핵 찬성 측 시민들과 보수집회 참가자들이 맞물려 긴강감이 고조됐으나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이날 한남동 일대에서 집회를 예고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찾아볼 수도 없었다.

경향신문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체포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남초 인근에서 열리던 탄핵 촉구 집회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즉각 체포’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경남 김해시에서 온 조모씨(62)는 “보수집회를 지나오는데 너무 과격한 발언이 많이 나와서 속이 많이 상했다”며 “윤 대통령을 빨리 체포하면 이렇게 시민들이 양 갈래로 나뉠 일이 없는데 전부 윤석열 때문 아니냐”고 말했다.

김태근 변호사를 비롯한 윤석열체포 변호사단은 이날 오후 관저 앞에서 1시간30분 가량 시위를 진행했다. 김 변호사는 “당당하면 검찰총장이셨던 분이 체포영장에 응하고 탄핵 재판에도 적극적으로 응하셔야 하지 않냐”며 “시민들과 경호처 공무원들을 더는 힘들게 하지 마시고 그만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경복궁역 인근에서 6차 범시민총궐기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