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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주민들이 서울시의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 선정 과정이 잘못됐다면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주민 손을 들어줬다.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를 불과 1년 앞두고 법원이 입지 선정 절차 문제를 인정하면서 서울시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10일 마포 주민 약 2000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결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에 하자가 있고 입지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위한 전문연구기관 선정에도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22년 8월 현 마포자원회수시설 부지 옆 상암동 481-6 등 2개 필지(2만 1000㎡)를 신규 소각장 예정지로 발표했다. 2026년부터 수도권 매립지 생활 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인천으로 보내던 하루 1000톤가량의 폐기물을 처리할 추가 소각장 설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 시설은 2035년 폐쇄하고 폐기물 저장소는 지하화해 지상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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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결정에 반발한 주민들은 입지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마포소각장신설백지화투쟁본부(백투본)를 구성했다. 백투본과 마포구는 2023년 3월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으나 7월 기각됐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저해한 사실이 없고 절차를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해 8월 제19차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신규 입지를 그대로 확정하고 결정·고시까지 완료했다.

그러자 마포구 주민들은 절차적 문제로 서울시 결정은 원천 무효라면서 2023년 11월 시를 상대로 신규 소각장 입지 선정 결정 고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시가 폐기물 처리 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 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위반했다고 문제 삼았다. 시가 2020년 12월 4일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으로 10명을 위촉했는데 같은 달 10일 개정된 시행령에서는 위원을 11명 둬야 한다고 규정했으므로 10명 위촉은 위법한 절차라는 것이다.

또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으로 폐기물 처리 시설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3인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서울시는 2023년 이전까지 입지선정위원회 위원 중 마포구 주민을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포구 주민과 구청, 지역구 국회·광역·기초의원들은 지역 분배의 형평성 문제, 주민 의견 배제로 인한 공론화 등의 법적 하자가 분명한데도 시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2023년 11월부터 환경영향평가에 돌입해 1년 만인 지난해 11월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 결과 주변 대기질·악취 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는 국가 주요 계획이나 대규모 개발 사업 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하는 법적 절차다. 건설 예정지 반경 10㎞ 이내 17개 지점에 대한 현장·문헌 조사와 868개 지점의 대기 질 및 악취 등에 대한 예측 모델링 결과를 분석했더니 건설공사 중, 신규 시설 운영 중, 기존 시설 폐쇄 35년 이후 등 3개 시기 모두 주변 대기 질, 악취 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것이 골자였다. 시는 이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계속됐다.

1심에서 패소한 서울시는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가 쓰레기 포화 상태가 심각해지자 2026년부터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을 금지했지만 지방자치단체마다 시설 부족 등으로 소각량 증량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국회가 2025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환경부가 편성한 국비 96억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예산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는 시비를 우선 편성하고 앞으로 국비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일단 항소할 의지를 밝혔지만 사업 추진에 부담을 안게 됐다. 법원이 원고의 집행정지 신청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절차적 문제를 인정한 만큼 입지 선정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고 측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창천의 신동환 변호사는 “법원이 절차적 하자를 확인한 만큼 위원 선정 등 입지 선정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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