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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尹 호위무사 박종준의 대열 이탈... 체포 노리던 경찰에 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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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만에 출석하더니 사표까지... 崔 수리
'백기투항', '강경파 자리 깔아주기' 해석 분분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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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맞서며 호위무사를 자처해온 박종준 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깜짝 출석했다. 두 차례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다가 입장을 바꿨다. 박 처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표도 냈다. 경호처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의미다.

일단 대열을 이탈한 모양새다. 하지만 불과 닷새 전 경호처장의 전례 없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 안전 확보에 신명을 바칠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던 그다. 심경의 변화만으로 보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 반면 박 처장을 비롯해 경호처 수뇌부를 우선 체포하겠다고 별러온 경찰은 뒤통수를 맞았다. 이에 △경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 △여론전을 통한 윤 대통령 지지층 결집 △경호처 강경파에게 자리를 내줘 더 강력한 저항의 발판 마련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호위무사의 돌연 사표... 압박감 느꼈나?


외형상으로 백기 투항으로 볼 수 있다. 앞서 경찰은 체포영장 2차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 지휘부 신속 체포'를 목표로 내걸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특히 박 처장이 3차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영장 집행을 막을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대규모 경찰력과 충돌하면 '경호처 줄체포'로 끝날 공산이 큰 만큼, 박 처장의 심적 부담이 컸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 강경파를 제외한 대다수 경호처 직원이 '윤석열 호위' 방침을 우려하는 내부 기류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MBC 라디오 진행자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전날 경호처 직원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라며 "춥고 불안하다", "대다수 직원들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박 처장 출석 직후 "경호처장 복귀 시까지 규정에 따라 경호차장이 직무를 대행한다"고 공지했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이 경호처 상황을 설명한 것부터 이례적인데, '복귀 시'를 가정했단 점에서 사표 제출을 몰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변호사는 경찰의 경호처 간부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경호처 간부들은 현재 상황이 해소되면 언제든 출석해 조사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현재 상황'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의미한다. 하지만 박 처장은 선제적으로 경찰에 출석한 셈이다.

직접 여론전 나서 지지층 결집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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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경호처 관계자들이 한남초 쪽 입구에 승용차 3대, 경찰차로 차벽을 세워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오른편 담장에 철조망을 보강한 모습도 보인다. 정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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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되는 해석도 있다. 박 처장이 직접 여론전의 중심으로 나서 윤 대통령 체포 시도가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지지자 결집을 유도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박 처장은 출석 과정에서 끝까지 자신의 충정을 강조했다. 특히 "체포영장 집행은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아니다"라며 영장 집행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여권 관계자는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으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간곡한 메시지를 사의로 대신했다"고 해석했다.

만약 체포되더라도 관저 현장이 아닌 경찰에 자진 출석한 상태에서 붙잡히는 게 여론전을 고려할 때 더 나은 그림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 발로 경찰을 찾은 박 처장이 구속된다면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더 극렬하게 결집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호처 내에는 박 처장을 대신해 '수성전'을 대행할 강경파들이 남아 있다.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되는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대표적이다. 김 차장은 박 처장의 사표 수리로 처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더 강경한 수장을 원했던 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박 처장이 '밀려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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