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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배터리 한파 혹독하네”…대장株마저 실적 무너지고 주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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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진·트럼프 리스크에
LG엔솔·삼성SDI 큰 폭 적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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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증권 업계가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배터리 겨울’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에 주요 셀·소재 기업 주가는 하락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2.79% 하락한 34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2255억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3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영업손실 규모는 6028억원에 달한다.

신한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목표주가를 54만원에서 4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도 목표주가를 51만원에서 48만원으로 낮췄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도 부진한 실적이 불가피해 영업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2차전지 업계 실적이 악화한 것은 미국, 유럽의 전기차가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고금리·고물가가 고착화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IRA 등 배터리 산업 지원책을 폐지하거나 축소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미국 정책 변경과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어려운 업황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2차전지 셀·소재 기업 주가는 일제히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2.09% 하락한 2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은 6.59%, 2.65% 하락한 8만2200원, 15만9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3.70%, 8.66% 급락한 6만2500원, 12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는 삼성SDI의 4분기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제시된 삼성SDI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영업손실 1587억원이다. 증권 업계는 삼성SDI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내렸다. IB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40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50만원에서 35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39만6000원에서 3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요 유럽 자동차 업체의 판매 부진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삼성SDI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요 완성차 업체의 부진한 판매 상황에 따라 올해 어려운 사업 환경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셀 업체의 불황에 소재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증권가에서 전망한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31억원이다.

LG화학, 엘앤에프의 4분기 영업적자 컨센서스는 각각 933억원, 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의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32억원으로 나타났다.

소재 업계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됐다. 삼성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22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낮췄다. NH투자증권은 포스코퓨처엠의 목표주가를 24만원에서 18만원으로,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17만6000원에서 15만원으로 내렸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영국, 유럽 중심의 전기차 정책이 기존 대비 비우호적으로 변화될 조짐이 있다”며 “에코프로비엠의 단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극재 업계의 수요 부진에 메탈 가격이 하락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양극재 업체는 리튬, 니켈 등 광물 가격과 판매 가격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이날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당 리튬 시세는 72위안이다. 리튬 가격은 2023년 6월 ㎏당 300위안대를 기록한 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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