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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2 (금)

    이슈 국방과 무기

    부상 당해 붙잡힌 북한병사는 26세 장교와 20세 소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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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히며 손에 붕대를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병사 사진 등을 공개했다. [사진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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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군 생포 사실을 최초로 공식 발표한 가운데 붙잡힌 두 명의 병사가 참전 사실을 모른 채 파병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각각 1999년, 2005년생인 ‘MZ 군인’으로, 북한군의 사상자 규모가 상당하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었다.

    12일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과의 실시간 공조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두 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군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부상을 당한 채 생포됐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생포된 북한군 중 한 명은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도착해 1주일간 러시아 측으로부터 군사훈련을 받은 후 전장으로 이동했다”며 “전쟁이 아닌 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러시아 도착 뒤에야 파병 온 것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북한이 특수부대인 ‘폭풍군단’을 파병하며 전장 투입 사실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정보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11일(현지시간)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05년생 병사는 자신이 소총병이며, 2021년에 군에 입대했다고 진술했다고 SBU가 밝혔다. 그는 러시아 투바공화국에서 발급된 26세의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병사는 1999년생으로, 2016년부터 저격수 장교로 군에 복무했다고 밝혔다. 이 병사는 턱을 다쳐 말을 하지 못해 서면으로 답변하고 있다고 SBU는 전했다.

    중앙일보

    생포 당시 북한군 병사가 가지고 있던 신분증. [사진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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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키이우로 이송돼 신문 중이며, 언어 문제로 한국 국정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사를 통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생포된 북한군의 구체적인 진술이 확보되고 이 중 일부를 국정원이 공개한 것 자체가 포로들이 신문에 비교적 협조적이라는 방증일 수 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되기보다는 수류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미 워싱턴포스트, 지난 11일)는 보도도 나왔지만, 다른 기류 또한 포착되는 셈이다.

    이는 이들이 북한 당국이 ‘사상 이완’을 우려하는 MZ 세대 군인이라는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숙련된 장교가 아닌 20대 초반의 ‘초짜’들로 파병군을 구성했다고 파악했다. 이에 이들이 총알받이용으로 소진될 것이란 우려가 컸는데, 이런 북한 정권의 잔혹함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번에 붙잡힌 북한군은 조사에서 “전투 중 상당수 병력 손실이 있었고, 본인은 낙오돼 4~5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붙잡혔다”고 진술했다. 자신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북한군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99년생 북한군은 장교인 만큼 러시아-북한군 통합 편제의 운용 방식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진술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지휘 계통 등에 대해 추가 정보를 획득할 수도 있다.

    이들의 진술을 심리전에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11일(현지시간) 생포된 북한군 두 명이 붕대 등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침상에 누워 담요를 덮고 먹고 마실 것을 제공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헌법상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귀순을 원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북한군을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에 따른 포로로 간주할 경우 러시아로의 송환이 원칙이다.

    박현주·장윤서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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