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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4 (금)

영하 18도에 멈춘 스키장 곤돌라…"정기 점검은 1년에 한 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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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시설 사고 매년 38건씩

점검 빈도·정밀도 높여야

지난 8일 전북 무주의 한 리조트에서 운행 중이던 곤돌라가 멈춰서 300명이 넘는 탑승객 300여명이 30여분 간 공중에 매달린 채 고립됐다. 이날 무주에는 많은 눈과 함께 기온이 크게 떨어져 탑승객들은 공포와 함께 한파에 떨어야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무주 덕유산 설천봉의 기온은 영하 16.1도, 바람은 초속 4.3m였다.

곤돌라 탑승객 A씨는 "갑자기 멈추고 와이어가 출렁거리면서 곤돌라가 위아래로 4~5m 정도 출렁거렸다"면서 "무섭기도 하고 너무 추워서 몸이 덜덜 떨렸다"고 토로했다. 리조트 측이 비상 엔진을 가동해 탑승객 전원을 구조했으나 이 과정에서 50대 여성 탑승객 1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리조트는 과부하로 전력이 차단돼 정전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눈 쌓인 무주 덕유산리조트 스키장.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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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스키장 내 곤돌라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계적 결함의 요인이 큰 만큼 점검 빈도수를 늘리고 점검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궤도시설(케이블카·모노레일·리프트 등 와이어로프를 이용한 수송 장치) 사고 건수는 매년 38건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운행장애(85.5%)의 비율이 압도적이었고, 궤도 사고도 14.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는 총 16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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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 사고의 경우 공중에서 발생하므로 특성상 승객 구조와 사고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저체온증에 장시간 노출되고 추락 위험성도 커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국에 설치된 궤도시설의 노후화 비율도 높은 편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기준 전국 궤도시설은 모두 242개로 이 중 10년 이상 된 노후 기계가 전체의 64.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기계 점검의 빈도와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궤도운송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하는 정기 점검은 연 1회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삭도와 철도 등 모든 부품을 완전히 해체해 시행하는 정밀 검사는 아니다. 3개월에 한 번씩 궤도시설 운영자가 실시하도록 한 정기점검 역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탓에 점검 절차나 항목이 누락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운영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정기점검은 점검 정밀도 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점검 절차 등이 누락돼도 감시할 방도가 없다"며 "연 1회 실시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점검 빈도를 늘리고 보다 정밀하게 검사하는 식으로 관리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탑승객을 대상으로 비상시 대처 요령에 대해 교육하고 구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관련 매뉴얼도 확립하는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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