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만 하고 채용 의사 없는 '유령 일자리'
美서 작년 채용 공고 5건 중 1건 '가짜'
기업 성장세 암시, 좋은 지원자 '보험용'
기업이 올린 온라인 구직 공고가 가짜인것이 드러나 좌절하는 구직자의 모습을 AI 챗봇 그록으로 만든 이미지(사진=그록-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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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작년 한 해 고객사의 채용 공고와 조치를 조사한 채용플랫폼 ‘그린하우스’의 내부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온라인에서 구인 공고를 보면 직책이 완벽하고, 급여는 적당하고, 회사가 탄탄한 직장으로 보여 “이 직무는 정말 완벽해 보인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인력을 채우려는 의도 없이 광고하는 직책이 20%가량인 셈이다.
그린하우스가 기술,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사로부터 수집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작년 채용 공고 중 18~22%가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린하우스를 사용한 기업 중 약 70%가 적어도 한 건의 유령 채용공고를 올렸다고 밝혔다. 약 15% 기업은 반복적으로 가짜 채용 공고를 올려 주요 위반 기업으로 분류했으며, 광고한 채용 공고 2건 중 1건은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채 사라졌다. ‘유령 일자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건설, 예술, 식음료, 법률 분야였다.
WSJ은 이러한 가짜 채용 공고는 구직 과정에서 근로자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며 잠재적 고용주를 불신하게 되는 등 채용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짜 채용 공고는 구직자들에게 혼란스러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 달 25만6000개의 신규 일자리가 추가됐다는 견고한 일자리 보고서 등으로 경제 데이터는 고용 호조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반면 사무직 근로자들은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하며 인공지능(AI)부터 긴축 예산까지 모든 것을 탓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을 졸업한 세레나 다오씨는 260개가 넘는 지원서를 냈는데 총 124통의 거절 통보를 받았다. 그 중 일부에선 이미 2~3차례 면접을 통과하고 경영진을 만나거나 몇 시간 동안 일해야 하는 재택 과제를 수행한 회사도 있었지만, 결국 116개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는 구인 공고 중 일부가 진짜인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5번의 최종 라운드에 올랐지만 채용 제안을 받지 못했다”며 “다른 회사의 채용 과정을 위해 노력한 후 ‘유령’이 되는 게 달갑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직자도 채용 공고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I를 활용해 구직자의 이력서를 직무 요건에 맞게 맞춤화하는 플랫폼인 킥리줌의 피터 듀리스 CEO는 “유령 일자리인지 아닌지를 완벽히 판단하는 방법은 없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채용은 몇 주 안에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명확한 게시 날짜가 없거나 몇 달 전에 게시된 상태로 남아 있는 공고는 신뢰하기 어려우니 확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채용플랫폼에서만 보이고 기업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없는 채용 공고는 의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듀리스 CEO는 “직접 회사에 연락해 공고가 실제로 진지하게 진행 중인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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