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개인사업자 대출 신규연체액 규모/그래픽=김다나 |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에서 부실 발생이 본격화하고 있다. 가계대출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미래 먹거리로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지목하면서 무게추를 옮겨오고 있으나 불어나는 연체에 적극적인 금융 공급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신규연체액(1개월 이상)은 1866억55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3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신규연체액(618억3500만원)과 견줘 1년 새 200% 급증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조3023억원에서 4조2693억원으로 30%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1.3배 증가할 때 신규연체액은 3배나 불어난 셈이다. 이들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신규 연체액은 이미 지난해 2분기에 2023년 한 해 규모를 넘어섰다.
인터넷은행들은 2022년 2월 토스뱅크를 시작으로 같은 해 케이뱅크(5월)와 카카오뱅크(11월)가 잇따라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위주 영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비판으로 가계대출 취급이 어려워지자 개인사업자 대출을 여신 성장 돌파구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극심한 내수 부진에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연체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인터넷은행이 지켜야 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30%)에 개인사업자가 포함된 것 또한 건전성 악화로 연결됐다. 여러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중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을 교차 검증했으나 일부 취약 차주들이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속도 조절 등 관리에 들어갔는데도 연체가 계속 늘었다. 토스뱅크의 대출 잔액은 2023년 2분기말(1조7502억원)부터 지난해 3분기말(1조5559억원)까지 다섯 분기 연속 줄었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지난해 3월부터 현상 유지 상태다. 1년 새 개인사업자 대출 상각 규모는 169억원에서 928억원으로 5.5배 늘었다.
새해 들어서도 대출보단 '고객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개인사업자 대상 서비스로 납부할 부가세를 자동으로 모아주는 '부가세 박스'를 출시했고 앞으로도 '사장님 서비스'를 순차 제공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도 자영업자 세금 납부를 돕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수신이나 생활 서비스로 소호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쪽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상 금융 공급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출 공급도 지역 신용보증재단과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보증부 대출 위주로 확대해서 위험도를 낮추고 있다. 또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포트폴리오도 부동산담보대출 등 안정성을 고려해 추진·확대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 초반 위험 관리 노하우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아직까지 손실 흡수능력도 괜찮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상공인 지원을 내세운 제4인뱅이 출범하기 전에 소호 시장에서 경쟁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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