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여기 살고 싶어요”라는 스무 살 북한군…다른 한 명은 ‘집으로’에 고개 끄덕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젤렌스키, 북한군 영상 공개

우크라 포로와 교환할 수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생포한 북한군 병사 신문 영상의 한 장면. 젤렌스키 대통령 텔레그램 채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자국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신문하는 영상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2분55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 신문은 한국어를 하는 남성의 통역을 통해 이뤄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의 지원으로 포로 신문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운 채 조사를 받은 20세 북한군 포로는 “여기가 어딘지 알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지?”라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물음에 이 북한군은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했다.

이 군인은 “1월3일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잡혔다)”고 말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자, 이 병사는 잠시 머뭇거리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었다. 통역이 “여긴 좋다”고 하자 북한군은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답이 돌아오자, 이 북한군은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물었고, 집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턱에 붕대를 감아 말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다른 북한군 포로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이 어딨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앞서 SBU는 생포된 북한군이 각각 20세, 26세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생포됐으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이송돼 신문받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북한군 생포 사실을 공개한 후 이들을 여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북한군의 참전을 알려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하고, 전황을 자국에 유리하게 이끌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인도하는 조건으로 자신들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들을 풀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